교통안전심의 지연…우선신호체계도 협의 중
트램 법적 지위 놓고 해석 엇갈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위례선 트램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정에 들어간 가운데 교통안전심의와 우선신호체계 구축 여부가 개통 일정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예정 시점까지 쟁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개통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트램' 법적 성격 두고 해석 분분…개통에 영향 주나
21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 따르면 전일 열린 '노면전차 사업 가이드라인 설명회'에서 서울시는 위례선 트램 사업 추진 현황과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위례선은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노면전차 상용 노선으로, 서울 송파구 마천역에서 복정역과 남위례역을 잇는 총연장 5.4km 구간에 정거장 12곳이 들어선다. 위례신도시의 교통난 해소와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3503억원이다. 2014년 광역교통개선대책 확정 이후 2021년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12월 본공사에 착수했다. 현재 공정률은 92% 수준으로, 토목·건축 등 주요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마무리 점검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올해 개통을 목표로 이달 말 초도 차량을 반입해 종합시험운행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후 철도 종합시험운행과 영업 시운전을 거쳐 개통한다. 현재 교차로 신호체계 정비, 보행자 안전 대책, 도로 혼용 구간 관리 방안 등을 중심으로 개통 전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통 일정의 가장 큰 변수로는 교통안전심의가 꼽힌다. 노면전차의 법적 성격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서울경찰청 간 해석 차이가 이어지면서 일부 구간의 교통안전심의가 2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트램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트램은 철도차량이지만 일반 도로 위를 달리는 교통수단이라는 특성상 별도의 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도로와 철도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서울시는 트램이 철도이면서 도로를 공유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차단시설과 전용공간 등의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심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서울경찰청은 철도의 경우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 교통안전심의 대상이 아니기에 안전시설 설치를 논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놨다.
국토부와 법제처 해석도 달랐다. 국토부는 트램 운행 공간이 도로와 철도의 성격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해석을, 법제처 역시 도로교통법과 철도안전법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해석을 각각 내놓은 바 있다.
결국 트램을 명확히 규율하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중앙부처와 서울경찰청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교통안전심의의 가부 판단 자체가 엇갈리는 상황이 됐다. 우선 교차로 구간은 경찰에, 비교차로 구간은 국토부에 따르는 이원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교차로 구간의 서울경찰청 교통안전심의는 가결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 변경 심의를 근거로 교통안전시설을 우선 설치하고 있으며, 국토부와 법제처 유권해석을 토대로 심의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라며 "대광위 갈등조정 절차를 통한 조율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호체계 구축 언제쯤"…행정 협의에 개통 달렸다
트램의 정시성과 속도를 좌우하는 우선신호체계 구축 역시 개통을 좌우할 핵심 사안이다. 트램은 도로와 교차로를 차량·보행자와 함께 이용하는 구조다. 교차로마다 일반 신호에 그대로 걸릴 경우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게 돼 평균 운행 속도와 정시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트램이 버스보다 느리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경우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경쟁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
우선신호체계는 트램이 교차로에 접근할 때 신호 운영을 일정 범위 내에서 조정해 대기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트램이 통과 중일 때 녹색 신호를 연장하거나, 트램 접근에 맞춰 신호 순서를 앞당기는 식이다. 트램에 무조건적인 통행 우선권을 주는 개념이 아니라 전체 교통 흐름과 안전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조정 방식이다. 보행자 안전이나 교차로 혼잡이 우려될 경우에는 우선신호를 적용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위례트램에 여러 교차로를 묶어 운행 흐름을 맞추는 '연동형 우선신호체계' 도입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단일 교차로에서 신호를 조정하더라도 다음 교차로에서 다시 정차하면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노선 전반의 교차로 신호를 함께 조율해 트램이 일정한 흐름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신호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신호 운영 권한을 가진 경찰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신호체계 조정은 교차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과 보행자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트램 정시성 확보와 일반 교통 흐름 유지 사이에서 조정이 필요하다. 위례선은 생활도로 성격이 강한 구간을 통과하는 만큼, 우선신호 적용 강도에 따라 교통 혼잡이나 주민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는 시운전 기간 중 시뮬레이션과 시험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선신호를 정밀하게 조정해 안전성과 정시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동형 우선신호 체계를 1차 목표로 설정하고, 시험운행 기간 중 교통 시뮬레이션과 실제 운행 결과를 토대로 최적의 신호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직 신호 운영 주체와 제어 방식 등을 둘러싼 행정 협의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최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통 예정 시점까지 신호체계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개통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험운행을 통해 충분한 실증 자료를 확보하고, 행정 절차를 마무리해 계획된 일정 내 개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