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전망 엇갈려…비제조업 울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연말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기업 체감경기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다만 내년 초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은 여전히 신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개선 흐름을 이어간 반면 비제조업은 새해 전망이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5년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3.7로 전월 대비 1.6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9월 이후 내리 감소하다 반등한 것이다. CBSI는 장기 평균을 100으로 삼는 지표다. 수치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제조업 CBSI는 94.4로 전월보다 1.7p 상승했다. 자금사정(+0.9p)과 생산(+0.4p) 지표가 개선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국 설비투자와 연계된 금속가공, 기계·장비,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과 신규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비제조업 CBSI 역시 93.2로 1.4p 상승했다. 매출(+0.6p)과 자금사정(+0.5p)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연말 소비 성수기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도소매업 매출 개선으로 이어졌고,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도 연말 수주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내년 1월 전망에서는 업종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2026년 1월 제조업 전망 CBSI는 93.6으로 전월 대비 1.9p 상승했다. 고무·플라스틱, 기계·장비,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사정과 신규 수주 전망이 개선됐다.
반면 비제조업 전망 CBSI는 86.6으로 4.1p 급락했다. 도소매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매출과 채산성 전망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연말 특수가 소멸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산업 기준 다음 달 CBSI 전망치는 89.4로 전월 대비 1.7p 하락했다.
기업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 부진'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환율 부담이 주요 애로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환율 부담 응답 비중은 전월보다 확대된 반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응답 비중은 다소 줄었다.
기업과 가계 심리를 종합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3.1로 전월 대비 1.0p 하락했다. 다만 계절성과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4.9로 0.7p 상승해, 단기 변동성 속에서도 완만한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별로는 고환율 영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이혜영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체는 각 기업의 수출, 수입 비중에 따라 환율 영향이 달라질텐데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매출과 신규 수주가 개선되며 자금사정이 개선됐다"며 "비제조업의 경우 일부 무역 관련 도소매업종과 건설업 등이 수익성이 안좋아지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