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7대·중국 2대 순차 진입…우리 전투기 즉각 출격 대응
대마도 인근 상공서 합류 비행…Tu-96·H-6K 등 전략폭격기 포함
중국기 연 100회 이어도 진입…합참 "영공 침범은 없었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9대가 9일 오전 한반도 동해와 남해 상공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잇따라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두나라 항공기의 연합 공중 전략순찰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1년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러시아 군용기 7대, 중국 군용기 2대가 순차적으로 동해 및 남해 KADIZ에 진입했다. 이들은 약 1시간 체류한 뒤 영공 침범 없이 구역 밖으로 이탈했다. 합참은 "중·러 군용기 진입 이전부터 우리 군이 항적을 포착하고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 우발상황 대비 전술조치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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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8일 2025년 1차 프리덤플래그 훈련에서 한미 공군기들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5.12.10 gomsi@newspim.com |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 4대는 울릉도·독도 방향 KADIZ에, 중국 군용기 2대는 이어도 인근 남해 KADIZ에 각각 진입했다. 이어 두 편대는 일본 대마도(쓰시마섬) 인근 상공에서 합류해 공동 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참가 기종이 러시아 Tu-96MS(전략폭격기)와 중국 H-6K(전략폭격기) 등으로, 중·러 연합훈련 참가 전력 일부라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양국의 연간 협력계획에 따라 12월 9일 동중국해와 태평양 서부 공역에서 제10차 연합 전략순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에서 "Tu-96MS와 H-6K 그룹이 약 8시간 동안 동해(일본해로 표기), 동중국해, 태평양 상공을 공동 정찰했다"고 발표했다.
중·러 연합 전략순찰은 2019년부터 시작된 연례 군사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2025년 군사협력계획에 포함된 정례적 활동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반도 상공을 포함하는 순찰 경로가 명시된 점에 주목한다. 한·미·일 안보협력 구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견제하려는 중·러 연대 과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작년 11월 29일에도 중·러 군용기 11대가 동해·남해 KADIZ에 동시 진입했으며, 당시 중국 국방부는 "제9차 연합 전략순찰이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규모는 줄었지만, 연합 비행의 '정례화 의도'가 더 분명해졌다는 게 군 분석이다.
한국이 설정한 KADIZ는 영공 침범 이전 조기대응을 위한 경계선으로, 국제적 주권구역은 아니다. 그러나 이어도 인근 남해 상공은 한국·중국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된 지역으로,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군 관계자는 "중국 항공기의 이어도 KADIZ 진입은 연간 90~100회 수준으로 빈번하다"고 했다.
또한 러시아는 한국 KADIZ의 국제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진입 시에도 사전 통보를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군은 "러시아 측과는 해군 직통선을 통해 '일상적 훈련이며 영공은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중·러 연합 비행은 한·미·일 3국이 8월 하와이 캠프데이비드 회담 이후 연합감시망과 정보공유 체계를 강화한 상황에서, 중·러가 협력 공중훈련으로 '전략적 존재감'을 재차 드러낸 셈이다. 군 당국은 향후에도 유사한 진입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감시·대응태세를 유지 중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