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상 전문가 정하늘의 두 번째 책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계관의 충돌: 21세기 국제질서를 사상으로 이해하기'(국제법질서연구소)는 국제통상전문가가 쓴 국제질서와 사상의 충돌을 다룬 책이다. 정하늘 국제통상 전문가가 전작 '21세기 국제질서를 맥락으로 이해하기: 패권 전환기 속 대한민국의 미래'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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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계관의 충돌' 표지. [사진 = 국제법질서연구소] 2025.12.03 oks34@newspim.com |
이 책은 자유무역의 후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역 분쟁 격화 등 최근 국제 정세를 단순한 국력 경쟁이 아닌 '세계관과 사상의 충돌'로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미국 패권 약화와 함께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정당성이 흔들리는 동안 중국·러시아 등 이른바 현상변경 세력이 다극적 세계관을 앞세워 새로운 질서를 주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하늘 저자는 고대 제국의 힘 중심 질서에서 계몽주의와 자유주의, 19세기 현실주의와 세력균형론, 미국 예외주의와 냉전기 이념 대립, 탈냉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오늘날 다극적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의 주요 전환기를 사상의 흐름으로 재구성한다. 군사력·경제력·기술력 경쟁의 근저에는 각 국가와 문명이 정의롭고 정당한 국제질서를 어떻게 상상하는지에 대한 세계관의 충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 책은 오늘날 글로벌 위기의 원인을 미국 패권 약화에 따른 세력 구조 변화, 보호주의·국가주의 부상에 따른 세계경제의 블록화, 자유민주주의 내부 균열로 인한 보편 가치의 동요,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한다. 민주주의 국가 내부에서 정치가 타협의 기술이 아닌 '도덕적 전쟁'으로 변질되며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도덕적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비중 있게 다룬다.
저자는 그 배경으로 자유주의 사상의 변질을 지목한다. 계몽주의에 뿌리를 둔 고전적 자유주의가 포스트모던 진보주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철학적 일관성을 잃고, 극단적 자유지상주의와 급진적 평등주의를 동시에 포괄하는 모순된 이념 집합으로 변하면서 자유주의가 공통 규범이 아닌 가치 충돌의 전장이 됐다는 평가다.
정하늘 저자는 WTO 분쟁 현장에서 활동해 온 국제통상 전문가로, 민간 로펌 재직 시절 세계적 로펌 평가기관이 선정한 'Leading Lawyer'와 심당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 산업통상부 통상분쟁대응과장으로 임명된 이후 한·미 철강·세탁기 분쟁, 한·일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등 한국이 당사자인 WTO 분쟁 상당수를 승소로 이끌며 통상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미·중 패권 경쟁 심화, WTO 체제 기능 마비, 자유무역 후퇴를 경험한 뒤 기존 국제법과 제도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변화를 탐구하기 위해 2022년 공직을 떠나 국제법질서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번 신간은 국제법과 글로벌 거버넌스, 그리고 국제질서를 움직이는 사상적 기반에 대한 이러한 문제의식을 집약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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