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뉴스핌TV 출연
'대학 진학률 25%' 1972년 개교…신입생 수요 여전, 평생교육 열망안 증가
50년 원격대학 노하우 AI와 접목…실무 개선은 물론 개발도상국 지원까지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연평균 등록금 약 76만원, 재적학생수 12만1600여명.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서울대 기준 8분의 1 수준인 등록금으로 다섯 배나 몸집이 큰 '작지만 큰 대학'이 된 데에는 전 국민 고등교육 확산이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대학 진학률이 25%에 불과했던 시대, 학생들의 시공간·금전적 제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금도 익숙하지 않은 원격대학 시스템과 저렴한 등록금으로 무장한 방송대야말로 모든 국민들을 위한 지식의 상아탑이었다.
방송대가 교문을 연 1972년만 해도 25%에 불과했던 대학 진학률이 현재 80%에 육박하면서 방송대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고성환 방송대 총장의 답은 평생교육 수요 충족과 디지털 격차 해소다. 신입생 수요도 꾸준하지만 15년째 편입생 수가 신입생 수를 뛰어넘고 있다. 두 번째 대학, 세 번째 대학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고 총장은 실제로 방송대에서만 10개 이상의 학위를 받은 학생도 목격했다. 성적에 맞춰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더 공부하기를 택하는 학생들인 만큼 10만 방송대생 한 명 한 명에게 깊은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평생교육의 장인만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디지털 문해력도 전 세대를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AI 시대에서 방송대의 역할도 크다. 원격대학이라 세밀한 학생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방송대로서도 학습 패턴 분석 등에서 AI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방송대의 기대다. 이 같은 실무 외에도 50년 동안 쌓은 원격 노하우를 AI와 접목시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등 국립대로서 역할을 수행해 한국 교육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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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사진=뉴스핌TV] |
아래는 고 총장과 뉴스핌TV의 대담 내용.
-방송대는 서울대의 8분의 1 수준 등록금에 재학생은 5배나 더 많은(9월 기준) '작지만 큰 대학'입니다. 방송대가 어떤 학교인지 개괄적으로 소개해주십시오.
▲ 방송대는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입니다. 1971년 영국 오픈유니버시티가 생긴 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원격대학이며, 처음에는 서울대 부설로 출발해 1981년 독립적으로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됐습니다. 1972년 개교 당시 우리나라 고등교육 진학률은 매우 낮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대학 교육의 대중화가 필요했고, 많은 인원을 저렴한 등록금으로 교육할 수 있는 원격방식이 선택됐습니다. 당시 서울대 등록금의 약 25%, 사립대의 10% 이하였고 지금도 그 정신을 이어갑니다. 초기 5개 학과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24개 학과와 프라임칼리지, 대학원 19개 석사과정을 갖춘 큰 규모의 대학으로 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85만 명의 졸업생이 배출됐고, 방송대를 거쳐 간 사람까지 포함하면 300만 명이 넘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거의 100%에 달한 오늘, 방송대의 역할과 존재 가치는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 최초의 '고등교육 확산'이라는 사명은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1학년 신입생 수요가 꾸준합니다. 주목할 점은 편입생이 15년째 신입생보다 많다는 겁니다. 이는 '두 번째 대학',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평생교육 수요의 약 3분의 2는 재취업 목적, 나머지는 순수 학문적 욕구입니다. 방송대는 전통 인문학과 자격증·AI 등 첨단 분야를 모두 갖추고 있어 두 영역을 균형 있게 충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대학에서 인문학이 급속히 축소되는 상황에서 방송대는 순수 공부를 위해 인문학을 찾는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AI 인재 양성이 국정과제인 시대입니다. 원격대학에서 AI는 어떤 의미입니까?
▲ AI 인재 양성은 국가적 과제입니다. 방송대 프라임칼리지에는 AI 전공이 있어 전문 인력 양성이 가능하며, 동시에 'AI 기본 역량 교육'이라는 공적 책무도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뒤처진 직장인·중장년·은퇴 세대에게 AI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일반 대학에서 대규모로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방송대는 전국 13개 지역대학과 원격 콘텐츠를 활용해 이러한 교육을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방송대가 구축해야 할 미래 원격교육 모델은 무엇인가요?
▲ 라디오·TV 시대를 거쳐 인터넷·모바일까지 발전해온 원격 교육의 다음 단계는 'AI 기반 원격교육'입니다. 재학생이 9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는 개별 학습 분석이 거의 어렵습니다. AI를 도입하면 학생마다 잘하는 부분·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개인 맞춤형 분석이 가능하고, AI 튜터나 콘텐츠 제작도 더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AI 기반 원격교육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방송대의 50년 원격교육 노하우는 개발도상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간다·우즈베키스탄 등이 방송대에 협력을 요청해오고 있으며, AI 시스템까지 접목되면 해외에 더 좋은 모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립대로서 중요한 공적 역할입니다.
-원격대학 특성상 학생들과 대면이 쉽지 않은데, 기억에 남는 학생 사례가 있을까요?
▲ 방송대 학생들은 모두 자기 선택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20·30대가 45%에 달하고, 중장년층도 많습니다. 특히 공부를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분들은 "앞장 보면 뒷장을 잊어버린다"라고 말할 정도로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합니다. 어떤 할머니 학생은 "윗줄 읽고 아랫줄 읽으면 윗줄을 잊어버리지만, 공부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저에게 늘 감동을 줍니다.
-총장님 개인의 좌우명이나 늘 마음에 두는 글귀가 있다면요?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인향만리'(人香萬里)'입니다. 사람의 향기가 만리를 간다는 뜻입니다. 말과 행동에서 풍기는 인간적 매력, 그것이 진정한 향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덕'(言德), 즉 말로 덕을 쌓는 삶을 늘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따뜻함을 건넬 수 있는지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모든 이들이 그런 향기를 가진 사람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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