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정상회담 팩트시트 첫 고위급 협의
외교 차관 "신속·적극적 이행에 공감대 형성"
미 국무부 "한국의 전례없는 투자 약속 환영"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한미 양국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외교차관 회담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 합의의 결과물인 한미 공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 조인트 팩트시트)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이행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은 외교부와 국무부를 포함해 각 부서별 실무 당국자 간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원자력과 조선, 핵추진 잠수함 등 주요 분야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신속히 가동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외교부는 박 차관과 랜도 부장관이 이날 양국 외교 차관 회담에서 팩트시트 이행 방안을 논의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특히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간 협의 절차의 조속한 개시를 요청했고 핸도 부장관은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 양 측은 또 핵추진잠수함과 조선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박 차관은 이와함께 우리가 공동 설명자료 이행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이에 상응해 미국 측이 관세 인하 등 조치를 조속히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미국 비자 제도 개선과 관련해 양국 차관은 지난 9월 랜도 부장관이 방한했을 당시 협의를 토대로 한 기업 전용 비자 상담 창구 개설 등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음을 평가했다.
앞서 박 차관은 회담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팩트시트와 관련해서 미국 측과 신속하고 적극적인 이행을 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기본적으로 협의채널을 잘 구축해서 여러 이슈를 심도있게 진전시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한미간 협의 채널 구축에 대해 "담당하는 기관 간 서로 누가 대화에 나설 지를 매칭(대응)해서 꾸려가기로 했다"며 "미국 측에서 담당자를 지정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대해서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팩트시트에 명시된 합의 이행에 대해 "적극적이고, 가능하면 신속하게 일을 추진하자고 했다"며 "여러 이슈를 병행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외교차관 회담은 지난 10월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과 뒤이은 11월 14일 양국 간 팩트시트 발표 이후 이뤄진 양국 간 첫 고위급 협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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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9월 14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차관회담을 갖기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9.14 |
미 국무부도 토미 피곳 수석 부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랜도 부장관이 박 차관과 회담했다며 "양측은 70년 이상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 축인 한미 동맹을 현대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한미 팩트시트 이행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랜도 부장관과 박 차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10월 29~30일 경주 국빈 방문(APEC 정상회의 포함)의 성공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이어 "랜도 부장관이 조선업과 같은 주요 전략 부문에 걸친 한국의 미국 제조업에 대한 전례 없는 투자 약속을 환영했다"며 "한국의 투자가 미국의 재산업화 노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랜도 부장관과 박 차관이 최근 한미 간 비즈니스 출장 및 비자 실무 그룹의 성과에도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을 두고 한미 양측의 강조점에는 미묘한 차이도 드러나 눈길을 끈다. 한국 측이 조인트 팩트시트의 신속·적극 이행과 부문별 협의체 구축 등 실무적 구조 마련을 부각했다면, 미국 측은 과거식 안보 동맹을 경제·첨단기술까지 아우르는 21세기형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와 조선업을 포함한 한국의 대미 투자, 미국 재산업화 기여 효과를 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서울이 팩트시트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이행이라는 실무 관리에 무게를 둔 반면, 워싱턴은 동맹의 21세기형 현대화와 한국의 대미 투자 기여라는 경제·산업 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