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조력발전소, RE100 중심지 탈바꿈
세계 최대 규모…연간 50만명분 전력 생산
민간기업에 재생에너지 공급…탈탄소 지원
[안산=뉴스핌] 나병주 기자 = 경기도 안산의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이용)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가 어떻게 환경 보존의 대명사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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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자원공사] 2025.11.28 lahbj11@newspim.com |
◆ 바닷물로 전기를 만드는 곳, 조력의 힘을 보다
27일 오전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운영하는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도착했다. 이동 중에 내린 갑작스러운 비바람이 마치 손님을 맞이하듯 거세게 몰아쳤다.
거친 인사를 뚫고 건물에 들어서자 은은히 깔려 있는 고소하면서도 이상한(?) 냄새가 가장 먼저 인상 깊게 다가왔다. 낯설면서도 왠지 모르게 익숙한 냄새의 정체를 고민하며 이동했다.
1층의 한 구석에는 상황실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바다와 호수의 수위, 발전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발전소를 관리하고 있었다. 거대한 상황실 모니터가 마치 방송국 조정실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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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뉴스핌] 나병주 기자 =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상황실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5.11.28 lahbj11@newspim.com |
이 중 가장 핵심은 호수의 수위였다. 호수의 수위가 해수면 대비 -1미터(m)를 넘어가면 인근 지역이 침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항상 면밀히 관리 중이다. 이 때문에 발전 방식도 밀물 때 바깥에서 밀려온 바닷물을 호수로 유입할 때 발생하는 수위차를 통해 발전하는 '단류식 창조발전'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발전시설을 보기 위해 건물 지하 관람실로 내려가자 처음부터 맡았던 냄새가 더욱 진해졌다. 냄새의 정체는 발전기 내부에서 폐사한 어패류였다. 그제야 바닷가에 놀러 가면 부두 근처에서 종종 맡았던 냄새였음을 깨달았다.
이동희 수자원공사 시화조력관리단 운영부장은 "어패류 사체가 쌓이면 발전기 운용에 지장을 줘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지만, 이 냄새만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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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뉴스핌] 나병주 기자 =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지하에 발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2025.11.28 lahbj11@newspim.com |
발전시설 내부에 수위를 표시하는 눈금이 눈길을 끌었다. 관람실이 약 3.1m 높이에 위치했는데, 낙차가 클 때는 5m까지 물이 차 마치 아쿠아리움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을 듯했다.
발전소 바로 옆에는 25층 높이의 '달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비 오는 날에도 세차게 물살을 뿜어내고 있었다. 거센 비와 저 멀리 보이는 '접근금지' LED 전광판의 조합이 괜스레 장엄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망대엔 많은 시민이 찾아 전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동행한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곳이 유명한 '노을 맛집'이라고 귀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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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뉴스핌] 나병주 기자 =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시화호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력발전소 전경 2025.11.28 lahbj11@newspim.com |
◆ '죽음의 호수'에서 RE100 중심지로…시화호의 기적
시화호는 1994년 농·산업용수 확보와 공업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방조제를 건설하며 생긴 인공호수다. 그러나 담수호로 만들어진 시화호는 당시 심각한 수질 정체 현상으로 인근 환경을 오염시켜 큰 비판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시화호 수질개선대책'으로 시화호를 해수호로 전환,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2011년 조력발전소가 준공돼 가동을 시작한 이후, 시화호는 이제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에 달하는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국내 유일이자 세계 최대 용량을 자랑한다. 25.4MW(메가와트)의 발전기 총 10대가 설치돼 있으며, 매년 총 50만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552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 부장은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조력발전소다. 영국 리버풀이 추진하고 있는 '머지 조력발전소'도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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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뉴스핌] 나병주 기자 = 이동희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조력관리단 운영부장이 27일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시화호 조력발전소에서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5.11.28 lahbj11@newspim.com |
수자원공사는 이제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산업계를 도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국내 산업계는 현재 RE12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와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PPA는 공급자와 일정 기간 동안 전력을 고정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계약 형태로, 기업들이 주로 선호한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6.5GW, 수열 1GW 등 총 8.5GW 규모를 추가 개발해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해 이에 앞장선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재생에너지 생산은 물론 수질 문제도 해결하며 일석이조의 성과를 창출한 대표 혁신 사례"라며 "2030년까지 원전 10기 규모의 물 에너지를 지속 개발해 국가 에너지 대전환 선도와 함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