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재판 증인 출석…"그라프 목걸이는 본 적 없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를 앞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건진법사 심부름으로 샤넬 가방을 교환했다고 진술해주면 안 되겠니"라고 부탁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김 여사의 최측근인 유 전 행정관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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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를 앞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건진법사 심부름으로 샤넬 가방을 교환했다고 진술해주면 안 되겠"라고 부탁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사진은 구속기소 된 김 여사가 지난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핌 DB] |
특검 측이 '2025년 5월 남부지검 참고인 조사 출석 전에 어떻게 진술할지 피고인과 논의했나'라고 묻자 유 전 행정관은 "네.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재판부가 '김 여사가 어떤 말을 했나'라고 묻자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검찰에) 가서 그냥 건진한테 심부름해서 (교환)해준 걸로 하면 안 되겠니'라고 부탁했다"고 답했다.
유 전 행정관은 이후 검찰 조사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교환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여사가 핵심 참고인의 검찰 조사 직전 진술을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향후 재판부의 유·무죄 심증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측이 '죄가 되지 않을 거 같아서 허위로 진술했나'라고 묻자 유 전 행정관은 "잘못된 진술을 한 건 맞다"며 "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의 지시에 따라 샤넬 가방 2개를 다른 가방 3개와 구두로 교환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2022년 4월 영부인이 가방을 가지고 내려오셨던 것 같다. 저한테 이 가방을 바꿔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은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전씨로부터 받은 적이 없고 본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는 유 전 행정관 증인신문 이전에 퇴정했으며, 김 여사 측은 피고인과 증인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이날 앞선 재판에서는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를 건넨 배경이 나온 문자메시지가 현출됐다. 특검 측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아내이자 통일교 재정국장 출신인 이모 씨가 정원주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씨는 정 실장에게 "취임식을 앞두고 양쪽에서 여사에게 취임 선물을 TM(한학 총재)께서 하시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보고 후 선물을 준비해서 전달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한 총재의 원정 도박의혹 보도를 거론하며 "대선 이후 갖게 된 신뢰감도 무너질 것으로 염려됐고, 이러한 난항을 타개하기 위함이 금번 선물 이슈다"라고 보냈다.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피고인 신문과 양측 최종진술 등이 이뤄지는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 신문에 한해 재판 중계 허가를 신청했는데 김 여사 측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 중계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최종 검토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