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중기·벤처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中企 투자자에게 '주주환원'은 먼 나라 이야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잇다른 中企 EB 발행..."경영권 방어 목적" 지적
사람인, 주주 가치 제고 약속 해놓고 '감감무소식'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은 기업가치 높이는 길"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중소기업에 주주환원은 바라는 게 아니에요"

얼마 전 만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주 가치를 높여 증시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바람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은 경영권 보호에만 혈안이다.

이석훈 건설중기부 기자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른 교환사채(EB) 발행이다. 최근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신규 자사주는 즉시 소각, 기존 보유 자사주는 6개월 이내 소각 등을 골자로 한다. 같은 당 김남근 의원의 법안은 자사주에 대해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했으며 민병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자사주를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되, 자사주 비율이 3% 미만 시에는 2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기존 자사주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기한이나 자사주 비율 등 의견이 엇갈리지만, 신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에는 당내 이견이 없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영구적으로 감소시켜 주당 가치를 올리며,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올려 향후 배당금도 높이는 등 주주가치를 높인다고 여겨진다. 다만 자사주가 직간접적으로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주주의 실질적인 지배력은 떨어질 수 있다.

대신 EB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지 않는다. 더구나 자사주를 제3자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우호세력이 자사주 기반 EB를 매입한다면, 자사주 비중을 낮추면서 경영권도 지킬 수 있는 셈이다.

복수의 중견기업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소각 대신, EB 발행을 택했다. 지난 9월 쿠쿠는 903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대교도 비슷한 시기 50억원 규모의 1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주주와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모습도 중견·중소기업이 주주가치 제고에 무심하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준다. 철강 등의 연마 작업에 필요한 연마지석을 제조하는 기업인 제일연마는 지난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10만 주씩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자사주 추가 취득이 빈번히 이뤄지면서, 주식 소각 정책을 발표하기 전보다 자사주 비중과 수가 되려 늘었다.

또 사람인은 지난 8월 리멤버 경영지분 매각을 통해 회수한 1600억원을 주주 가치 제고에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식 양도거래 종결 시점이 지난 현재도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중견·중소기업의 이러한 행태에 비판하면서도, 정작 오너 일가의 결단 없이는 주주가치 제고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대주주가가 회사의 결정구조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최대주주의 자발적인 결정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교수도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 기업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주주가치에 대해서 인식시키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데, 대부분의 중견기업은 주주가치보다는 기업의 성장을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견·중소기업은 가족경영 위주의 대주주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 주주보다는 기업 성장을 우선시했던 한국 기업 문화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 상장된 이상 기업은 오너 일가, 대주주 등 특정 소수를 위한 소유물이 아니다. 기업에 자신의 자금을 투자한 주주의 이해관계는 더더욱 무시할 수 없다.

모름지기 나무 대신 숲을 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 좁은 시각에서 볼 때는 당장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이 득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눈을 돌려 숲을 본다면 주주환원에 나서는 것이 기업 가치에 있어 이득이 된다. 인식 전환을 기반으로 한 중견·중소기업의 적극적 주주환원을 기대해 본다.

stpoemseo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