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현장과 소통하며 불편 즉시 개선…1차 참여 5개사 역할 중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5개 생명보험사가 30일부터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활용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보험계약자가 사망보험금을 연금자산으로 전환해 노후 소득 공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이번 5개사가 1차로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계약자는 자신의 재정 상황에 맞춰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미리 연금처럼 받을 수 있으며, 지급 비율과 기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필요 시 중단이나 재신청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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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사망보험금 유동화 신청요건 [표=금융위원회] 2025.10.30 yunyun@newspim.com |
이번 제도는 기존의 '사후 지급 중심 보험'을 '생전 활용 중심 보험'으로 확장한 첫 사례다. 정기적인 노후 생활비가 필요한 가입자는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수령 기간을 길게 설정해 연금처럼 받을 수 있고 단기간 의료·요양비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간을 짧게 선택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차 출시 대상은 5개 생보사의 41만여 건, 가입금액 약 23조원 규모다. 해당 계약자들은 지난 23~24일 개별 안내를 받았으며, 대면 영업점과 고객센터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소비자의 재정 상황과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노후 생활비가 필요한 가입자는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수령 기간을 길게 설정하면 된다.
40세 남성이 예정이율 7.5%로 월 25만5000원을 10년간 납입(총 3060만원)해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는 계약의 경우, 55세부터 30년간 90% 유동화를 신청하면 매년 약 168만원(총 5031만원)을 받을 수 있고, 종료 시점에 1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이 남는다.
반면 의료비·간병비 등 단기간 목돈이 필요한 가입자는 유동화 비율을 80%로 설정하고 기간을 5년으로 짧게 잡을 수 있다.
같은 조건의 계약이라면 70세에 5년간 유동화를 신청할 경우 매년 평균 962만원(총 4812만원)을 받을 수 있고, 종료 시점에 2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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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뉴스핌DB] |
또 향후 출시될 서비스형 상품(요양·간병 서비스 연계형)을 선택하면 현금 대신 요양 서비스로 수령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같은 사례에서 70세부터 10년간 80% 유동화를 신청할 경우 매년 평균 512만원 상당의 요양 또는 간병 서비스를 제공받고, 종료 시점에 2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이 남게 된다.
한편 유족 보장 기능을 유지하고 싶은 가입자는 유동화 비율을 낮추고, 남은 사망보험금을 신탁 형태로 운용할 수도 있다.
같은 조건의 계약에서 75세에 10년간 50% 유동화를 신청하면 매년 평균 356만원(총 3562만원)을 수령하고, 나머지 5000만원은 '보험금청구권 신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가입자가 생전 의사에 따라 보험금의 지급 방법을 설계할 수 있어, 유족보장과 노후자금 운용을 병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제도 시행 첫날인 이날 서울 시청 인근 한화생명 고객센터를 방문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신청 과정을 직접 점검했다. 현장에서 실제 시연을 함께하며 소비자 불편 여부와 상담 절차의 이해도를 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직접 사망보험금 유동화가 가능한 종신보험 상품에 가입하며 현장 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안착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선 1차로 출시한 5개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고객이 겪는 불편을 즉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한 번 유동화를 하면 사망보험금을 다시 복구할 수 없어 소비자에게 상세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각자의 재정 여건과 노후 계획에 맞게 유동화 비율과 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과 비교 안내를 세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TF'를 통해 내년 1월 2일까지 전 생명보험사로 제도 확대(2차 출시)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월지급형 연금상품, 요양·간병 서비스 연계형 상품 등 후속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또 신탁 활성화, 자회사 부수업무 확대 등을 병행해 보험을 통한 노후대비와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