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고부가 수주 확대, 내년 수익성 전환
HVDC 투자 본격화…내년 턴어라운드 기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대한전선이 올해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쌓으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내년에는 저수익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북미·유럽 중심의 초고압·해저케이블 수주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외 초고압직류송전(HVDC) 투자가 가속화되고 생산부터 시공까지 전 밸류체인을 갖춘 만큼, 내년 실적은 올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글로벌 초고압·해저 프로젝트 수주 확대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 8월 말 기준 수주잔고 3조250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2020년 호반그룹 인수 직전(9455억 원) 대비 3.5배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웃돈다.
대한전선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해저케이블 및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8월 한 달에만 ▲안마해상풍력 해저케이블(1816억 원) ▲싱가포르 400kV 초고압 전력망(1100억 원)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2200억 원) 등 총 510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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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400kV급 턴키(Full Turn-Key) 프로젝트를 5회 연속 수주했고, 카타르에서도 장기간 송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대한전선은 640kV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 투자를 확정했으며, 해저 시공 전문사 오션씨엔아이 인수를 통해 생산·운송·시공·유지보수를 아우르는 구조를 갖췄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계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 내년부터 수익성 본격 개선 전망
업계는 대한전선이 2025년 3분기까지 이어지는 저수익 프로젝트 종료 이후, 4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한전선의 수주잔고 중 초고압·해저케이블 비중이 32%로 확대됐다"며 "북미·유럽향 고부가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올해 4분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해저케이블 2공장 증설과 북미향 고수익 프로젝트 증가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사이 구조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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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나 초고압 케이블 공장 조감도. [사진=대한전선] |
국내외 HVDC 투자가 본격화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국의 전력망 고도화 및 재생에너지 송전망 확충이 추진되면서 신규 수주 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초고압 전력망과 해저케이블 비중을 늘리며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