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9승 도전 시작···16강 상대는 세계 30위 덴마크의 블리크펠트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부상과 피로를 이겨내며 다시 한번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2일(한국시간) 프랑스 세숑세비녜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32강에서 인도의 안몰 카르(세계 43위)를 2-0(21-15, 21-9)으로 제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시간은 단 36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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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BWF] |
덴마크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코트에 선 안세영은 초반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1세트 초반 잦은 실수로 리듬을 잃으면서 카르의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와 헤어핀 공략에 밀려 6-12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세계 1위의 집중력은 금세 살아났다. 상대의 연속 범실을 틈타 3점을 연속 득점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10-13에서 날카로운 대각선 공격과 강력한 스매시로 점수를 쌓아 13-13 동점을 만들었다.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14-13으로 전세를 뒤집은 안세영은 카르의 연이은 실책을 유도하며 점수 차를 벌렸으며, 안정적인 수비와 코스 공략으로 1세트를 21-15로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는 초반부터 완벽하게 경기를 장악했다. 3-0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8-6에서 연속 3득점을 올려 11-6으로 앞서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한 안세영은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며 격차를 계속 벌렸고, 결국 21-9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안세영의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온 강행군 속에서도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을 차례로 제패하며 연초부터 폭발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어 수디르만컵에서도 개인전 5경기 전승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오픈 우승으로 한 해에 열리는 4개의 슈퍼 1000 대회 중 세 개 대회를 석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일본오픈까지 제패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는 시련이 찾아왔다. 7월 말 중국오픈 4강전에서 무릎 부상이 재발해 기권했고, 8월 열린 세계개인선수권에서는 2연패 도전에 나섰으나 중국의 천위페이(세계 5위)에게 패하며 4강에서 멈췄다.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고 출전한 중국마스터스에서는 32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무결점 우승을 차지했지만, 곧이어 열린 코리아오픈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3위)에게 완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안세영은 다시 한번 자신이 왜 세계 1위인 지를 입증했다. 지난 19일 덴마크오픈 결승전에서는 세계 2위 중국의 왕즈이를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부상과 체력 문제를 완전히 극복한 모습이었다.
안세영은 16강에서 덴마크의 미아 블리크펠트(세계랭킹 30위)를 상대한다. 안세영의 숙적으로 불리는 일본의 야마구치나 중국의 천위페이는 4강에서 만난다. 안세영에게 번번이 패하고 있는 왕즈이는 결승에서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