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 덧널무덤) 밑에서 새로운 목곽묘(덧널무덤)과 함께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무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장수 인골과 순장된 시종 추정 인골이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로 이름 붙은 해당 무덤에서 이번에 발굴한 유물 일체와 발굴현장을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특별히 국민들과 APEC 방문객들에게 최초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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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사진=국가유산청] 2025.10.20 alice09@newspim.com |
이번에 확인된 목곽묘는 적석목곽분인 120호분의 아래에서 발견되어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변화하는 전환기적 요소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이다.
특히 목곽묘 내부에서는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관의 일부가 확인되어 신라 지배층의 금속 공예 기술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도 양호한 상태로 출토됐다. 마갑(말의 갑옷)은 경주 쪽샘지구 C10호분에 이어 신라 고분에서는 두 번째로 발견된 것으로, 중장기병의 실체와 함께 5세기 전후 신라의 강력한 군사력과 지배층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목곽묘는 주곽과 부곽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곽에서는 대도(큰 칼)를 착장한 무덤 주인공(남성 장수 추정)의 인골이 확인되었고, 부곽에서도 각종 부장품과 함께 순장된 인골 1구(시종 추정)가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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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출토 당시 금동관. [사진=국가유산청] 2025.10.20 alice09@newspim.com |
이를 통해 무덤 주인공은 신라의 장수였으며, 출토된 치아를 바탕으로 당시 30세 전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순장자는 그를 가까이서 보좌한 시종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당시 신라 지배층의 권력과 사회 위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황남동 1호 목곽묘의 발굴은 단순히 새로운 무덤을 발견한 것을 넘어 신라의 고분 양식 변천의 맥락을 이해하고 고대 신라의 군사 및 사회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갑옷·투구 일체는 쪽샘 C10호분과 함께 신라 중장기병 연구의 핵심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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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맞춰 경주 첨성대에서 상영되는 외벽 영상 예시. [사진=국가유산청] 2025.10.20 alice09@newspim.com |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APEC을 앞둔 이날 오후 6시 30분 신라 천문학의 상징인 경주 첨성대에서 천문학의 역사와 신라 황금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차원의 야간 외벽 영상(미디어 퍼사드) 점등식을 갖고, APEC 이 끝나는 11월 1일까지 선보인다.
기존의 단순한 투광조명 방식에서 벗어나 첨성대 외벽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활용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약 7분간 첨성대의 역사적 의미와 신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담아낸 '별의 시간'과 신라의 찬란한 문화의 '황금의 나라'가 상영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개최지인 경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개되는 한국의 국가유산들을 통해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남은 기간 지속적인 현장 점검을 통해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과 체계적인 보존 관리에 힘쓰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