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챔피언십 불참' 리디아 고, 자신의 캐디와 출전 권유
대회 첫날 8언더파 단독 3위... 개인 첫 라운드 최저타 기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땅끝마을 해남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첫날, 미국의 린디 던컨(34)이 절친 리디아 고의 캐디를 대동하고 출전해 맹타를 쳐 주목을 끌었다.
던컨은 16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솎아내 8언더파 64타를 기록, 단독 3위에 올랐다. LPGA 투어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이는 던컨의 투어 데뷔 이후 개인 첫 라운드 기준 최저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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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왼쪽)와 린디 던컨. [사진=LPGA] |
눈길을 끈 건 그의 백을 멘 인물이다. 이날 던컨의 캐디는 다름 아닌 세계 4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전담 캐디 폴 코맥이었다. 리디아 고가 이번 대회에 불참하면서 직접 던컨에게 코맥을 추천했고 두 사람의 호흡은 첫날부터 빛을 발했다.
던컨은 "리디아가 이번 주 출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폴을 써도 된다고 했고, 나는 바로 '물론이죠,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일 거예요'라고 답했다"며 "폴은 지금까지 함께한 캐디 중 최고의 캐디 중 한 명이다. 이틀 만에 내 경기를 완전히 이해했고 집중력과 적응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디아에게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그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선수이자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시작됐다. 던컨이 코로나19 직전 멤버로 가입하면서 리디아 고와 친분을 쌓았고 이후 수년간 함께 훈련하며 서로를 가족처럼 여길 만큼 가까워졌다. 던컨은 "리디아 고와 그 가족은 내게 정말 잘해준다. 거의 가족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던컨은 캐디를 고정하지 않고 대회 상황에 따라 현지 캐디나 다른 선수의 전담 캐디를 고용하는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뷰익 LPGA 상하이에서도 에이미 양의 캐디 얀 마이얼링과 호흡을 맞춰 공동 7위에 오른 바 있다.
절친의 도움을 등에 업은 린디 던컨은 "이곳 해남은 경치도 아름답고 코스가 정말 도전적이다. 리디아에게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폴 코맥은 이번 대회 후 다음 주 경기도 고양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LPGA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다시 리디아 고의 곁으로 돌아간다. 리디아 고는 찰리 헐(잉글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 웨이링슈(대만)와 함께 월드팀 일원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