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 기반 대응
美·대만 합의 분석…업계 긴밀 소통
[서울=뉴스핌] 김종원 오동룡 기자 = 청와대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포고령과 관련해 "(한미 정상 간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에 명시된 대로 '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에 따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는 "구체적인 사항은 미 측과 협의 과정에서 지속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서 반도체 관세 관련 추후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no less favorable)' 적용을 명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원칙에 기반해 미국과 대만 간 합의사항을 면밀히 분석하고 업계와 소통하며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입장은 한미 간 합의한 대로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관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로부터 보고받고 반도체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미국과 협상에 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정책실장, 산업부 관련 부처 보고…기업 의견 수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다시 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방미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와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첨단 칩, 그 두 종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한국 기업들이 주로 수출하는 메모리칩은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2단계 조치가 언제, 어떤 형태로 확대돼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의 언급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향후 미국의 후속 조치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포고령은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첨단 컴퓨팅 칩에 한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 품목에는 엔비디아 'H200', AMD(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MI325X' 등이 포함됐다.
다만 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지난 16일 "메모리를 생산하려는 모든 이들은 미국 내 생산을 택하지 않는다면 100% 관세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메모리 분야로의 확대 가능성이 급부상한 점이다.
한국 정부는 대만의 선례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TSMC 등 자국 기업의 2500억 달러(368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다.
◆정부, 대만 선례 주목…대미 투자 조건으로 관세 면제
그 조건은 미국 내 공장을 신설할 경우 건설 기간 중 계획 생산능력의 2.5배까지 수입분은 면세, 초과 물량은 우대율을 적용받는 구조다. 완공 후에는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면세 혜택이 유지된다.
반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370억 달러(54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5조7000억원) 규모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에선 "대만에 비해 투자 규모와 생산능력이 모두 작아 동일 조건을 적용받더라도 불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jw86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