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지수가 13일(현지 시간) 일제히 소폭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발언 강도를 약간 누그러뜨리자 미·중 무역 갈등 완화를 바라는 기대의 싹이 움트는 모습이었다.
시장 기저에 깔려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인공지능(AI) 업계의 긍정적 모멘텀에 대한 낙관론은 주가 상승에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분위기였다.
프랑스에서는 새 내각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극우와 극좌 진영이 즉각적인 내각 퇴진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정국의 앞날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2.47포인트(0.44%) 상승한 566.63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6.47포인트(0.60%) 뛴 2만4387.9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40포인트(0.16%) 전진한 9442.87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6.26포인트(0.21%) 오른 7934.26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20.09포인트(0.29%) 상승한 4만2167.59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65.10포인트(0.42%) 뛴 1만5541.6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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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관세 전쟁 재개와 관련해 강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를 예고하더니 12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잠시 좋지 않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도 자기 나라가 불황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을 돕기를 원한다. 해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우리는 관세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입장을 고수하면 중국은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상응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이 줄어들지 않았다.
영국 증권사 파뮈어 리버럼의 투자 전략가 요아힘 클레멘트는 "관세 문제에 있어 중국은 분명히 미국과 강경하게 맞서는 유일한 나라"라며 "시장은 지금까지 비교적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시 한번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E*TRADE)의 트레이딩 및 투자 관리 디렉터인 크리스 라킨은 "투자자들은 관세 이슈가 시장의 주요 촉매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지난주 흐름은 그것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럽의 공포지수인 변동성 지수는 이날 장중에 지난 8월 초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프랑스 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에 다시 임명된 세바스티앙 총리가 내각 구성을 마치고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과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는 새 내각을 무너뜨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월요일에 르코르뉘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AI발(發) 호재가 뿌린 긍정적 모멘텀은 계속됐다.
주요 섹터 중에서 기술주는 이날 1.85% 상승하며 지수를 든든하게 지탱했다. 미·중 무역 긴장 완화와 AI 수요 등과 관련된 기대감으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3.7% 오르는 등 테크 업계가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 모습이다.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인 PSI 소프트웨어는 35.84% 급등하며 지난 2021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사모펀드 워버그 핀커스가 이 회사를 7억 유로 이상 가격에 인수하기로 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기초자원 섹터도 글로벌 구리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3.05% 올랐다.
영국의 셀프 스토리지 회사 빅옐로 그룹은 블랙스톤 유럽(Blackstone Europe)이 이 회사에 대해 현금 인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15.4%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