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노출 증가로 검사 접근성·치료 연계 강화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마약류 익명검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추석 연휴 동안 해외여행으로 인해 마약류 노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해외 체류나 모임 참여로 예상하지 못한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검사의 접근성과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대마가 합법화됨에 따라 해외여행 중 대마를 접할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젤리나 과자처럼 일반 식품 형태로 판매되는 대마 성분 함유 제품들은 현지에서 제약 없이 구매 가능하다. 그러나 귀국 후 소변이나 모발 검사에서 관련 성분이 검출되면 국내법에 의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 |
마약 예방 캠페인 [포스터=서울시] |
시는 대마 합법화 지역 방문 시 귀국 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주의를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대마 소지·구입·판매·운반·흡연이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히 처벌되며, 단순 소지나 투약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사용 역시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대마초 흡연 후 각종 검사를 통해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마약류 익명검사는 보건소를 통해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초기 진단 창구로, 의심 증상이나 노출 우려가 있는 경우 신속하게 확인하고 치료로 연계된다. 시는 2023년 도입한 이 검사를 3년째 운영 중이며, 마약류 피해 조기 차단에 힘쓰고 있다.
도입 첫해인 2023년 134명, 2024년에는 1091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각각 3명, 16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올해 9월 기준으로는 877명이 검사를 통해 노출 여부를 확인했으며, 그중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거주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익명 검사를 요청하면 된다. 간단한 안내와 동의 절차 후 전용 공간에서 검사가 진행되며, 각 자치구 보건소 누리집에서 구체적인 운영 현황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보건소 마약류 익명검사는 대마, 필로폰, 모르핀, 코카인, 암페타민, 엑스터시 등 6종의 검사를 소변검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검사 결과는 신분 노출 없이 당일 확인할 수 있으며, 양성 판정 시 원하는 경우 은평병원에서 2차 확인 검사를 통해 전문 상담과 치료에 연계될 수 있다.
![]() |
보건소 마약류 익명검사 절차 [자료=서울시] |
검사 결과 양성이면 2차 확인이 가능한 은평병원으로의 안내가 이루어지며, 치료기관·서울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은평병원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사업에 참여할 경우 확인 검사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시는 2024년부터 대학 축제 기간에 보건소와 대학이 협력해 청년층 대상 검사 부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성신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 15개 대학에서 409명의 학생이 검사에 참여, 올 전체 검사자의 47%를 차지했다. 앞으로도 축제와 대형 행사 등에서 정보 제공과 선제적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설문 응답자 2418명 중 여성 비율은 65.9%며, 20~30대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마약류 노출이 의심되는 상황으로는 '음료를 마신 뒤 정신이 혼미해진 경험'과 '음주 후 정신이 혼미해진 경험'이 높아, 일상적인 음료나 술자리에서의 노출 가능성이 시사된다. 익명검사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26점으로 익명성·무료의 장점이 언급됐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에서의 마약류 노출이 걱정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를 받기를 바란다"며 "양성 판정이어도 의료진에게 신고 의무가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검사를 받아 달라"고 전했다. 이어 "전문 상담과 치료 지원을 통해 회복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