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세, 인도 주식의 건전한 밸류에이션 유지에 도움 돼"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3조 8370억 원어치의 인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책의 변화로 의료 및 정보기술(IT) 부문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9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는 지난달 27억 달러(약 3조 8370억원) 규모의 인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첫 2주 동안 11억 1000만 달러, 마지막 2주 동안 15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의료 및 정보기술(IT) 부문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16~30일 FPI는 451억 1000만 루피(약 7235억 6500만원)어치의 제약 주식을 매도했고, IT 부문에서도 403억 6000만 루피 상당의 FPI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FPI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의 정책 변화에 기인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데 더해 수입산 의약품에 대한 100%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약 및 IT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퀴노믹스의 설립자 지 초칼링감은 "제약 부문의 펀더멘털은 건전하지만 다수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IT 섹터의 경우 매출 성장세 둔화와 미국의 서비스 부문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인도와 미국 간의 무역 협상 타결 지연 등으로 지속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FPI의 매도 움직임이 인도 증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ICICI 증권의 주식 전략가인 비노드 카리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FPI의 매도 움직임은 인도 증시에 있어 일종의 '안전 밸브' 역할을 한다"며 "(벤치마크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 9월 때처럼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아 인도 증시가 건전한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도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 IIFL 캐피탈에 따르면, FPI는 7~9월 총 97억 2000만 달러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에서 FPI가 보유 중인 주식 규모(AUC)는 6월의 8760억 달러에서 9월 기준 7970억 달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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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설치된 TV 스크린 [사진=블룸버그통신]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