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큐리오시스·더핑크퐁컴퍼니'...이달 잇따라 수요예측
지난 8~9월 공모시장 침체...'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 영향
"하반기 대어급 없지만, 중견급 기업 IPO 추진 증가 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하반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8~9월에는 규제 강화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사실상 멈춰 섰지만, 10월 들어 다양한 기업이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성수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기업, 소비재, 콘텐츠, 위성 산업 등 다양한 업종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노타·큐리오시스·이노테크·더핑크퐁컴퍼니 등 8개 기업이 수요예측에 들어선다. 하반기 일정이 집중되면서 공모주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노타'는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기업으로 모바일 기기 내장형 AI 기술을 앞세우고 있으며, '큐리오시스'는 생명과학 연구 자동화 장비로 연구실 시장 공략에 나선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아기상어 등 글로벌 IP 기반 콘텐츠 확장을 추진 중이고,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 분야 개척자로 우주항공 성장세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비츠로넥스텍·이노테크·그린광학·씨엠티엑스·세나테크놀로지 등도 수요예측에 참여하며 시장 열기를 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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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일정은 노타(14~20일), 비츠로넥스텍(16~22일), 이노테크(16~22일), 그린광학(17~23일), 세나테크놀로지(23~29일), 큐리오시스(27~31일), 더핑크퐁컴퍼니(28일~11월 3일), 씨엠티엑스(29일~11월 4일),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30일~11월 5일) 순이다.
이어 11월에는 아로마티카(3~7일), 에임드바이오(4~10일), 알지노믹스(13~19일), 쿼드메딕슨(14~20일) 등 바이오·소비재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두달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8월과 9월 공모시장은 다소 침체된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동안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기업은 각각 2곳, 4곳에 불과했고, 신규 증권신고서 제출도 7~8월 사이 단 한 건뿐이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상장 건수는 총 4곳으로 평균(7~9곳)을 크게 밑돌았다. 공모금액은 459억원으로 최근 5년 평균인 669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고,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계도 1671억원에 그쳐 통상 평균치인 1조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시장 침체의 배경에는 제도 변화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공모주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기관 배정 물량의 30% 이상을 일정 기간 매도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를 지난 7월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공모가 산정 부담이 커지고 주관사 물량 부담도 늘어나면서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철회했고,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1~9월 전체 성적은 전년대비 개선됐다. 기업 컨설팅 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총 55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8곳 늘었고, 공모금액 합계는 3조4000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코스피에서는 LG CNS, 서울보증보험, 대한조선이 굵직한 성과를 냈고, 코스닥에서는 삼양컴텍이 1000억원을 넘게 조달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했다. 이 기간동안 희망가 상단 범위를 초과하는 액수로 공모가를 정한 사례는 없었으며, 대부분 밴드 상단에서 확정됐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 이상 기업은 27곳으로 늘었지만, 일반 청약에서 같은 수준을 기록한 기업은 25곳에 불과해 전년보다 줄었다.
이달 IPO가 잇따른 데 이어 오는 11~12월에도 다양한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면서, 증권가에서는 4분기 IPO 시장이 성수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제도 도입에 따른 기업의 심사 청구 증가와 지연됐던 일정 등이 진행되면서 4분기 기업 수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대어급은 없지만, 중견급 기업의 IPO 추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