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쌀쌀한 날씨 덕봤다" 백화점·아웃렛 매출 두 자릿수 성장
대형마트, 분산 소비로 일평균 매출 감소...해외 여행객 증가 영향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 3일부터 이레 간 이어졌던 추석 황금연휴 기간 동안 유통 업계가 모처럼 반짝 특수를 누렸다. 개천절과 한글날이 겹치며 추석 연휴가 작년보다 길어졌고 기온 하락으로 실내 소비가 늘면서 백화점과 아웃렛은 매출 호조세를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다만 대형마트는 일평균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매출이 분산된 데다 길어진 연휴에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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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전경. [사진=뉴스핌DB] |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일평균 매출(영업일 기준)은 지난해 추석 연휴(2024년 9월 14~18일) 대비 20%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일평균 매출은 35%나 치솟았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 추이도 롯데백화점과 대동소이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일평균 매출 25.5%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은 25.2% 크게 늘었다. .
업계는 설 연휴 기간 일평균 매출이 증가한 원인으로 길어진 연휴와 급격한 날씨 변화로 꼽았다. 지난해 추석은 9월 중순 늦더위 속에 여름 기온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연휴가 10월 초로 늦춰지며 평균 기온이 전년보다 4~5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가을·겨울(FW) 시즌 상품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며 백화점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패션 상품군 매출이 35% 가까이 급증했고 스포츠·골프 상품군은 40% 넘게 뛰었다. 가을철 야외활동·러닝·골프 시즌이 겹치며 관련 상품 판매가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패션 부문 매출이 작년 추석 연휴 때보다 50% 증가했다. 식음료 부문 매출도 22.8% 늘었다. 현대 관계자는 "백화점이 가족 단위 '백캉스(백화점과 바캉스 합성어)'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식사·쇼핑을 한 번에 즐기는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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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협력해 가을 맞이 팝업 행사 '쿠키캠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데브시스터즈] |
추석 당일 문을 연 아웃렛 매출도 근교 나들이객이 몰리며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아울렛은 추석 연휴 기간 일평균 매출이 40% 이상 신장했다.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이 135% 급증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김해·이천점에서 진행된 '캐치! 티니핑', 의왕점의 '쿠키런' 등 체험형 팝업스토어 행사가 가족 단위 고객을 대거 끌어들이며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관계자는 "쇼핑과 놀이를 결합한 체험형 행사가 체류 시간을 늘리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10월 중순 파주점에서도 '쿠키캠프' 팝업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도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추석 연휴 기간 방문 차량은 15% 이상 증가했고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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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 로고. [사진=각사] nrd8120@newspim.com |
반면 대형마트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이번 추석 연휴 7일 간 일평균 매출이 일제히 역성장했다. 지난해 대비 긴 연휴(최장 10일)로 인해 매출이 분산됐고,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추석 당일을 기점으로 연휴 초반 5일(10월 3~7일) 간 기준으로는 매출 4% 증가했으나, 지난 3~9일까지를 기준으로는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국산 돈육(약 27% ), 수입육(15%), 주류(5%) 등 먹거리 품목이 매출 신장을 주도하며 어느 정도 부진을 상쇄했다.
롯데마트의 일평균 매출이 한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고,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연휴 기간 대비 감소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기업회생 절차 여파와 점포 수 감소가 맞물리며 연휴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평균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대비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이 길다 보니 매출이 분산됐다"며 "게다가 하루 연차를 내면 최장 10일 쉴 수 있는 만큼 해외 여행을 간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마트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계는 오는 12일(일요일)까지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금요일(10일)을 전후로 해외 여행객들의 귀국과 국내 명절 방문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연휴의 마지막을 집에서 보내려는 고객들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는 전년 추석 연휴 대비 매출이 다소 감소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일요일 무렵에는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