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6년 만에 북·미 대화 '꿈틀'···기대·우려 교차하는 '페이스메이커' 한국

기사입력 : 2025년10월05일 08:03

최종수정 : 2025년10월05일 09: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美 상대로 '비핵화 없는 대화 재개' 타진하는 북한
핵무력 완성, 북·러 군사동맹 등 유리한 입지 확보
美, 비핵화 추구하지만 "전제 조건 없는 대화 가능"
페이스메이커 자처한 한국, '패싱' 가능성 우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화의 문을 굳게 닫아 걸었던 북한이 대화 재개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전제 조건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핵화 포기'를 조건으로 북·미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도 언급했다. 비핵화는 없다고 전제를 달긴 했으나 북·미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어서 이 발언은 즉각적인 주목을 받았다.

유엔 총회 연설하는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유엔 TV 캡처]

지난달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보인 북한의 움직임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이번 유엔총회에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을 파견했다. 북한이 외무성 고위급 인사를 유엔총회에 보낸 것은 북·미 대화 결렬 이후 처음이다. 김 부상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김 부상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 요구는 생존권 포기이며 헌법 위반"이라며 "우리는 절대로 주권 포기, 생존권 포기, 위헌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연설이었지만, 이는 곧 비핵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대화를 단절하고 핵무력 강화에 매진했던 북한이 6년 만에 미국을 상대로 대화 재개를 타진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핵무력 완성과 북·러 군사동맹 복원, 북·중 관계 개선 등으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마주 앉을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국내 언론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어떤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점은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이같은 반응은 일단 대화를 시작하는데 동의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가 아니면 못나가겠다는게 아니라, 일단 만나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입장도 이와 유사하다. 대통령실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비핵화 목표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차원에서 대화의 접점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북·미 대화를 시작으로 대화 국면을 다시 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북·미 대화를 통해 국면 전환이 이뤄진다면 정부의 목표와 부합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 역할론을 재확인 한 것이다.

하지만 대화 재개를 위한 북·미의 탐색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부의 생각은 조금 복잡하다. 대화가 재개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북한과 어떻게 대화를 끌고 나갈 것인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의 생각이 한국과 모든 면에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트럼프 1기 북·미 대화에서 이미 체험한 바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첫번째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18.6.12

2018년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발표하고 북·미 대화를 희망했을때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으로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을 받아들였다. 파격적인 결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도, 전략도 없이 정치적 효과만을 노렸다. 그 결과 2018년 6월 사상 첫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합의는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비핵화가 최종목표라는 것을 확인하지도 않았고,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활동을 중단한다는 합의도 없었다. 한·미 군사훈련도 스스로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충분한 조율은 없었다.

만약 북·미가 대화를 재개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특히 한국이 대화 국면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협상을 할 것인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은 7년 전보다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는 안보 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한국과 충분한 조율 없이 미국의 안보 위협만을 해소하는 수준의 북·미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제한하는 수준의 합의를 해놓고 '비핵화는 최종 목표'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쉬운 길을 택한다면 한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정부는 중단-축소-핵폐기로 이어지는 '3단계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목표를 미국과 완전히 공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특히 중단과 축소 단계에서 장기간 협상이 고착되면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결과로 굳어지게 된다. 미국이 한국과 전략을 공유하고 조율하면서 최종단계인 핵폐기까지 중단없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무역 협상에서 보여준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 대우를 보면 더욱 회의적이다.

북핵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관료 출신의 전문가는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은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그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위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가 전략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긴밀한 공조인데, 현재 한·미 관계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