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일간 가디언 "우크라, 러시아 드론 90% 이상 격추·무력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최근 러시아 드론의 잇따른 침범으로 안보 위기가 심각해진 유럽에 "우크라이나가 대(對)드론 작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그에 대응하는 무기 시스템과 방공망, 기술, 전술 등을 발전시켜온 우크라이나가 그 동안 축적한 방공 역량과 노하우를 유럽에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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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기조 연설하고 있다. 2025.09.25 kckim100@newspim.com |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공중 위협에 대항하는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동 방패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대는 모든 유형의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다"며 "러시아가 공중 공격 능력을 잃으면 전쟁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와 덴마크, 루마니아는 최근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드론의 무단 영공 침범으로 안보 위기가 급증했다. 특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이처럼 외부 드론 침범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나토의 공중 방어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폴란드에는 20여대의 드론이 출현했지만 이중 3~4대만 격추됐다. 덴마크 공항을 폐쇄하게 만든 드론은 단 한 대도 격추되거나 무력화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와 덴마크 등을 침범한 드론이 발트해의 러시아 선박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드론이 발트해의 러시아 유조선에서 발사됐다는 증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발트해 발사 드론은) 덴마크를 비롯해 주변국들이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유조선이 드론 발사의 플랫폼으로 활용된다면 이들 유조선이 발트해에서 자유롭게 운항돼서는 안 된다"며 "이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며, 유럽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해협과 항로를 폐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번 드론 공격의 규모는 서구와 대서양 연안 국가 전체가 이것이 전쟁임을 깨달아야 할 정도였다"며 "이상하고 새로운 유형의 전쟁이지만 이는 (확실히) 전쟁"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는 3년 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매일 밤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노출돼 왔다"며 "우크라이나는 이제 방공 시스템과 제트기 정찰, 전파 방해 및 기타 기술을 결합하여 러시아 드론의 90% 이상을 격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7일 밤 러시아는 12시간 동안 공격용 및 유인용 드론 593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는데 이중 566대가 격추되거나 무력화됐다.
한편 유럽 각국은 10월 1~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유럽정치공동체(EPC) 회의 때 공중 방어를 위해 병력과 레이더, 요격 무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드론 탐지와 식별 및 대응을 위해 40명의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고, 프랑스는 군용 헬리콥터 1대와 병력 35명을 보내기로 했다. 스웨덴은 드론 대응 시스템과 추가 레이더, 현장 보안 강화를 위한 경찰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고, 영국도 드론 대응 시스템을 보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