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유엔 연설...비핵화 불가 입장 강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떠한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며 헌법을 어기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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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연설하는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유엔 TV 캡처] |
그는 "본 회의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동맹 세력은 우리 국가에 대한 핵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절차와 방식을 숙달하는 핵 전쟁 연습 선동을 자행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의 가중되는 침략 위협에 정비례하게 우리 국가의 물리적 전쟁 억제력이 강화되었기에 적국들의 전쟁 도발 의지가 철저히 억제되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부상은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협조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 밖에 미국을 겨냥한 듯, 유엔 정신이 패권 국가에 의해 흔들리고 있으며 일방적인 관세 정책으로 국제 경제질서가 위협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부상의 연설은 북한이 미국 등이 자국을 존중할 경우, 대화와 교류에 나설 수 있지만 비핵화 의제는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의지 표명과 관련, 비핵화 요구를 포기해야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 북한의 유엔 주재 대사가 아니라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나선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