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작은 거인' 이다연(28)이 2년 만에 또다시 '세계 4위' 이민지(29·호주)를 연장 혈투 끝에 꺾고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정상에 올랐다. 2023년 같은 대회, 같은 상대와의 연장 승부에 이은 데자뷔 우승이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이민지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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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2년만에 통산 9승을 해낸 이다연. [사진= KLPGA] 2025.09.21 fineview@newspim.com |
이로써 이다연은 2023년 이 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KLPGA 통산 9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억 7000만 원이다. KLPGA투어 통산 9승(메이저 3승).
승부는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민지는 17번 홀(파5)과 18번 홀(파4)에서 각각 4m, 8m가 넘는 연속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먼저 9언더파로 경기를 끝내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패색이 짙던 이다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17번 홀에서 약 11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다연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이민지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진 2차 연장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버디가 확실해 보이던 이다연의 샷이 돌연 홀컵을 돌고 나왔다. 이 순간 이다연은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1차연장에서 벙커에 볼을 빠트렸던 이민지가 2.5m 파 퍼트에 실패했다. 일순간 탄성은 이다연의 환호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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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이민지는 이번에도 연장끝 준우승했다. [사진= KLPGA] 2025.09.21 fineview@newspim.com |
여자 골프 세계랭킹 4위 이민지는 '메인 스폰서 대회'인 이 대회에서만 통산 3번째 준우승(2021, 2023, 2025년)을 기록했다. 특히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이다연과의 연장 승부에서 패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1승에 메이저 3승까지 거둔 이민지는 한국 무대 첫 우승을 또다시 미루게 됐다.
이다연에게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은 '약속의 땅'이다. 2019년 한국여자오픈, 2023년과 올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까지 이곳에서만 3승을 거두며 '청라의 여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우승 직후 이다연은 "2025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말 우승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며 감격했다. 그는 "지난겨울 수술을 하고 2024시즌 부상 등으로 힘들었다. 올 시즌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욕심 때문에 놓친 적이 많았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3라운드 선두를 한 박혜준은 4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유현조와 공동3위(6언더파), 성유진은 5위(5언더파), 박현경은 8위(2언더파)를 기록했다.
시즌3승자인 이예원은 공동14위(2오버파), 방신실은 공동24위(4오버파),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44위(8오버파)로 마감했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