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모기지 업체 올들어 4배 급등
애크먼 펀드 NAV 25% 상승
민영화 기대에 매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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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가 빌 애크먼의 펀드에 날개를 달아준 종목은 인공지능(AI) 빅테크가 아니라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 메이(FNMA)프레디 맥(FMCC)이라는 사실이 월가에 화제다.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폐쇄형 펀드 퍼싱 스퀘어 홀딩스(PSHZF)는 순자산가치(NAV)를 기준으로 2025년 초 이후 25%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S&P500 지수 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2014년 런던증시에 상장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크먼은 월가의 큰손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펀드는 미국 증시에서도 연초 이후 32% 가량 뛰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NAV를 기준으로 펀드의 할인폭이 31%로 축소됐다.
퍼싱 스퀘어 홀딩스가 올들어 강한 상승 탄력을 연출한 데는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 맥과 패니 메이(FNMA)의 주가 폭등의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퍼싱 스퀘어 홀딩스는 프레디 오랜 기간 맥과 패니 메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고, 올해 약 2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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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 메이 [사진=블룸버그] |
장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패니 메이 주가는 9월18일(현지시각) 13.65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연초 이후 296.80% 폭등했고, 프레디 맥은 12.98달러에 거래를 종료해 같은 기간 285.16% 랠리했다. 두 개 종목 모두 올들어 네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최근 1년 사이 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더욱 눈길을 끈다. 프레디 맥이 무려 947%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고, 패니 메이도 같은 기간 966%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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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 메이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두 개 업체 모두 미국 주택시장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 모기지 기관이다. 애크먼이 두 개 종목을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편입한 것은 민영화 가능성을 겨냥한 베팅이었다.
펀드가 보유한 두 개 종목의 주식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배런스는 총 1억8000만주를 확보한 최대 주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펀드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 중인 애크먼은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의 민영화를 적극 찬성하는 지지자로 꼽힌다. 두 개 업체가 연방 관리 체제를 벗어날 때 수익성과 주주 환원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패니 메이는 1938년 설립한 정부 후원 기업(GSE)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유동화와 2차 모기지 시장의 확대를 목적으로 출범했다. 프레디 맥은 1970년 설립됐다.
두 개 업체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한 뒤 이를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증권화 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취한다. 증권화를 통해 대출 기관은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창출하는 기회를 얻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와 이로 인한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정부 관리 체제로 전환됐다.
정부가 경영 전반에 관여하며 모든 의사 결정을 통제하는 이른바 '연방 관리체제(federal conservatorship) 상태라는 얘기다. 정부가 운영권을 쥐고 있어 주주들에게는 권한이 거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개 업체를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게 해 다시 민간 기업으로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연초 이후 주가 급등도 이 때문이다.
업체들이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면 주주 권환 역시 회복될 수 있기 때문. 벌어들이는 수익도 정부에 귀속되지 않고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될 수 있다. 연방 체제를 벗어나면 업체의 주식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두 개 업체의 자산 규모는 상당하다. 2024년 기준 패니 메이는 4조30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 미국 최대인 동시에 세계 5위에 랭크됐다.
프레디 맥 역시 2024년 기준 4110억달러의 유동성을 미국 주택 금융 시스템에 공급했고, 160만 가구를 지원했다. 업체는 3810억달러의 유동성으로 140만 건의 주택 구매와 리파이낸싱, 임대 사업을 주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패니 메이의 순 자산은 2024년 22% 증가해 947억달러를 기록했고, 프레디 맥의 순자산은 25% 늘어나며 596억달러를 나타냈다.
2008년 9월6일부터 정부 관리 체제로 들어간 두 개 업체는 보수관리인으로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이사회와 경영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두 개 업체는 연방 체제 이후 미 재무부에 3010억달러를 지급했다.
십 수 년간 업체들은 배당과 자본 증식, 경영권 행사가 막힌 상태였다. 수익을 모두 정부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해도 그 가치가 주주에게 반영되지 못했다. 배당을 포함한 주주 환원 역시 실시하지 못했다. 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할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간 수 백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연방 체제를 벗어나면 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의 간섭을 벗어나 시장 논리로 경영할 수 있게 되면서 자본 효율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저평가된 주가가 실제 자산 가치에 맞게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민영화 전환이 두 개 업체에 가져올 이점이 작지 않다고 월가는 입을 모은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과 새로운 사업 영역의 진출이 자유로워지기 때문. 시장 경쟁을 통한 혁신도 가능해 질 것으로 월가는 기대한다.
한편 퍼싱 스퀘어 홀딩스는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 이외에 차량 공유 및 자율 주행 기술 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BBU)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애크먼은 공매도 전략을 취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 판단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