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미국 여자 테니스 선수 테일러 타운센드가 중국 음식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가 결국 사과했다.
타운센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중국 선전에서 열린 여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빌리진킹컵' 참가 중 경험한 현지 음식을 올리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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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타운센드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음식 사진과 함께 "내가 본 것 중 가장 이상하다"라며 "거북이와 황소개구리를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라고 적었다. 이어 "개구리는 독이 있지 않느냐. 먹으면 몸에 종기가 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해 중국 전통 음식 문화를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세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복식 랭킹 1위인 타운센드는 지난해 윔블던 복식과 올해 호주오픈 복식에서 정상에 올랐고, 단식에서도 US오픈 16강까지 진출한 실력파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인해 선수로서의 명성과는 별개로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NN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테니스 선수, 중국 음식 비판'이라는 해시태그가 수백만 회 조회되며 거센 논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중국인인 나도 거북이나 개구리를 먹지는 않지만, 존중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이는 "편견과 차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타운센드는 17일 직접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전 세계를 여행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큰 특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중국에서 대회를 치르면서도 훌륭한 경험을 했고, 모든 이들이 나를 친절하게 대해주셨는데도 부적절한 말을 했다"라고 반성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타운센드는 지난달 US오픈에서도 인종차별 논란에 연루된 바 있다. 당시 단식 경기 중 라트비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와 언쟁을 벌였는데, 오스타펜코가 그에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선수"라고 말한 것이 인종차별적 발언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흑인 선수인 타운센드는 당시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이런 표현이 흑인에 대한 편견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오스타펜코는 이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 의도와 다르게 표현됐다"라며 사과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가 됐다. 타운센드가 특정 국가 문화를 비하하는 듯한 언급을 하면서 오히려 인종차별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그가 직접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언행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서의 이미지에 또 한 번 타격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