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印 회담, 7월 말 5차 협상 이후 첫 번째 공식 회담
양국 "6차 협상 날짜 확정하기로 합의"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중단됐던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이 전환점을 맞았다. 협상의 본격 재개에 앞서 가진 회담에서 양국은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17일(현지 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브렌던 린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남아시아 대표와 라제시 아그라왈 인도 상공부 차관 겸 협상 대표는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간 무역 협정 체결 가능성을 포함한 양자 무역 관계가 주로 논의되었다고 보도했다.
인도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인도와 미국 간 양자 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무역 협정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논의는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이었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협정의 조기 타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인도 미국 대사관 대변인도 "무역 협상의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한 이번 회담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TOI는 전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말 워싱턴에서 있었던 5차 무역 협상 이후 첫 번째 공식 회담이다. 당초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뉴델리에서 6차 무역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불발됐다. 소식통들은 상황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양국이 곧 6차 협상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잇달아 우호 메시지를 교환한 직후 성사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대해 25%의 국가별 상호 관세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은 25%의 보복성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중국 견제를 목표로 밀착해 왔던 미국과 인도 간 관계가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던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에 대한 어조에 돌연 변화가 감지됐다.
이달 5일 모디 총리에 대해 "훌륭한 총리다. 항상 친구로 남을 것"이라며 "인도와 미국은 특별한 사이다. 걱정할 것 없다"고 강조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모디 총리 역시 즉각 화답했다. "양국 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과 긍정적인 평가에 깊이 감사하고 전적으로 화답한다"며 "인도와 미국은 매우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양국 무역 협상 대표단이 회담했던 날, 양국 정상은 전화 통화를 했다. 3개월 만에 가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의 75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인도-미국 포괄적 글로벌 파트너십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에 "방금 친구인 모디 총리와 통화를 했다"며 "(모디 총리의) 생일을 축하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을 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썼다.
로이터는 "미국과 인도 모두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합의 사항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통화는 최근 몇 달 동안 고조되었던 미·인 간 긴장이 더욱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다만 양국이 최종적으로 무역 합의를 타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라는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들어줄지, 또한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농업 및 유제품 부문을 미국 기업에 개방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한편, 인도 무역부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대미 수출은 7월 80억 1000만 달러(약 11조 554억원)에서 8월 68억 6000만 달러로 1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수출업체들은 미국의 50%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9월부터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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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百度)]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