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장 MLCC 수요 폭증에 전 사업부 성장세 강화
FC-BGA·카메라모듈 회복세 더해 체질 개선 가속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 시장을 중심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전기가 전 사업부에서 모멘텀을 확보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부가 MLCC와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카메라모듈 등 핵심 부품이 동시에 성장세를 타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중장기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기는 장중 19만3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오후 3시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1.06% 오른 1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와 전장용 MLCC, 서버향 FC-BGA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한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미래 수요와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재평가가 주가 흐름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 AI·전장 수요에 MLCC 성장세 가속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부인 MLCC는 AI 서버와 전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 폭을 넓히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보급 확산으로 차량 한 대당 탑재되는 MLCC 수량은 과거보다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충도 고성능 MLCC 수요를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내압·고용량 제품군이 특히 공급 부족 우려를 낳고 있어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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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기의 MLCC 제품. 2025.07.14 kji01@newspim.com |
삼성전기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서버·전장용 고부가 제품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기존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수요가 견조한 전장·서버용 시장에 집중하면서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 FC-BGA·카메라모듈 동반 회복…기업가치 재평가
MLCC와 함께 FC-BGA도 삼성전기 성장의 양대 축으로 부상했다. FC-BGA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패키징에 필수적인 기판으로,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성능 연산을 위한 대면적 기판 수요는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증설 투자와 생산 효율 개선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FC-BGA 매출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절반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메라모듈 역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완만하게 반등하면서 고화소·고성능 카메라 채택이 늘어나고, 삼성전기의 기술력이 부각되고 있다. 이로써 MLCC·FC-BGA·카메라모듈이 삼각 축을 이루며 전 사업부가 동반 성장세를 타는 구도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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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기가 내년 영업이익 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은 7350억 원으로, 4년 만에 1조 원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줄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이 확대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2026년 영업이익이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3개 부문 포트폴리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넓히고 점유율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