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이에 발맞춰 대러 제재에 동시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 회원국의 군사비 지출과 무역 협상 등에서 불편한 관계를 보였던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압력에서는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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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8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규 대러 제재 패키지와 관련해 미국 측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 무역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데이비드 오설리번 EU 제재담당 특사가 현재 EU 내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라고 말했다. EU 대표단은 이날 중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러시아에 대한 19차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 패키지에 미국 측과 조율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대한 제2단계 제재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NBC 뉴스 'Meet the Press'에 출연해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키는 수단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가들에 추가 제재를 단행할 용의가 있다"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얼마나 더 오래 버티느냐 경쟁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이 추가 제재를 단행하고 러시아 원유 수입국에 2차 관세를 부과하면 러시아 경제는 총체적으로 붕괴할 것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