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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주 빈집이 카페·워케이션 센터로 탈바꿈…"골칫덩이 아닌 기회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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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빈집 재생 우수사례 '포레스트제이·질그랭이 센터' 방문
민간이 옛 외양간 재생…관광객 찾는 마을 대표 카페로 전환
정부 지원으로 옛 건물 리모델링…유엔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송미령 장관 "농촌 빈집, 문제 사안 아닌 새로운 기회 공간으로"

[제주도=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제주 농촌 지역에 방치돼 있던 빈집들이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 힘입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옛 외양간은 리모델링을 거쳐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카페이자 숙박공간으로 변신했고, 제주시 세화리의 오래된 건물은 일과 휴양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워케이션 센터로 탈바꿈했다.

이는 버려졌던 공간을 재활용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 재생 효과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들로 손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크게 확대하는 한편, '농어촌 빈집 정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 낡은 외양간이 감성 카페로…"오래된 공간이 주는 매력"

지난 3일 오후 4시, 제주공항에서부터 남쪽으로 약 40분을 달려 서귀포시 안덕면에 소재한 작은 마을 화순리를 찾았다. 마을 내에서도 깊숙이 들어가 한적한 길가를 따라가다 보면 의외의 공간에 홀로 서 있는 건물을 마주할 수 있다. 민간이 빈집을 재생한 성공적인 모델로 손꼽히는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 카페다.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는 본관·별관으로 나뉘는 카페 건물과 숙박공간, 작은 감귤밭 등을 갖고 있다. '카우셰드(cowshed)'라는 이름답게 당초 외양간이었던 공간을 카페 별관으로 리모델링하고, 과거에 창고와 숙소로 사용되다가 빈집으로 방치 중이던 공간들은 카페 본관으로 변모시켰다. 현재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 이름난 카페로 자리잡았다.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 카페 전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6 rang@newspim.com

방수연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 대표는 빈집으로 방치되던 이 공간을 오랜 시간 발품을 들여 찾아낸 뒤, 어떻게 되살려낼지를 직접 구상하고 실현해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흰 도화지처럼 준비된 부지에 신축 건물들을 세우는 게 시간·재정적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선택이었겠지만, 그는 보다 품이 들더라도 빈집들을 고쳐 사용하는 것을 택했다. 이 공간으로 들어오려면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대문조차 옛 모습 그대로 남겨뒀다.

이에 대해 방 대표는 "땅을 알아보면서 제일 마지막으로 본 곳이 여기였는데, 저 대문을 들어오는 순간 딱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무조건 살려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원래 이곳에서 노부부가 귤 농사를 하면서 사셨는데, 외양간도 할아버님이 직접 지으셨다고 들었다. 이게 저에게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카페는 감귤밭 등을 포함해 총 800평 규모로, 본관과 별관 모두 '제주'스러운 감성으로 꾸며졌다. 낡은 외양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두되 그 위에 현대적인 감성을 덧입히면서 투박함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창가에 앉아 오래된 돌담과 감귤밭을 바라보고 있으면, 과거는 단지 과거가 아니라 오늘까지 이어지는 한 조각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두고 시간을 보내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빈집 재생의 의미를 몸소 경험하게 된다.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 카페 전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6 rang@newspim.com

이처럼 방 대표는 무엇보다 옛것이 주는 시간의 무게를 강조했다. 그는 "신축으로 만들거나 기촌 건축물을 따라하는 것보다 버려진 공간을 되살리는 데 장점이 있다"며 "이끼나 넝쿨, 녹슨 흔적 등은 하루아침에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래된 공간만이 지닌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쓰는 게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빈집을 단순히 철거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자산으로 바라보며 재생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민간의 창의적인 재생 아이디어가 정책적 지원과 결합될 때, 빈집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함께 현장을 방문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빈집은 활용하기에 따라 문제적인 사안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주는 자원으로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민간이 빈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가꿔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나머지는 민간이 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3일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에서 방수연 대표(왼쪽)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6 rang@newspim.com

◆ 주민 협동조합이 살려낸 옛 예식장…전 세계 주목 사례로

지난 4일에는 제주에서 빈집을 재생한 또 하나의 성공적인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에 도착한 제주 동쪽 끝 마을 세화리. 전국 당근 생산량의 65%를 책임지는 농촌이자, 일제강점기 해녀 항일운동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이 마을 한복판에 버려진 건물이 주민들의 힘으로 새롭게 살아난 사례인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가 있다.

이 건물은 한때 예식장과 피로연장으로 쓰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쓰임새를 잃어 결국 폐허가 된 채 문을 닫았다. 하지만 2015년 농식품부의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계기로 주민들이 힘을 모으면서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주민 477명이 협동조합을 꾸려 자본과 아이디어를 함께 모으자, 마을의 골칫덩이는 모두가 즐겁게 방문할 수 있는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2층은 카페로, 3층은 공유 오피스 형태의 워케이션 사무실로, 4층은 숙박 공간으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 전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6 rang@newspim.com

양군모 세화마을협동조합 PD는 "농식품부의 사업에 선정된 이후, 주민들이 모여 마을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얘기하면서 공동체가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며 "주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마을 사업을 만들자는 게 출발점이었다. 주민 모두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도록 했고, 지금도 협동조합은 문턱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조합원은 500여명으로 늘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꾸준히 흑자를 내면서 연 매출 5억~6억원에 순이익 1억5000만원을 창출하는 법인으로 자리잡았다.

센터는 단순히 일할 공간을 넘어 체류형 프로그램과 로컬 소비 확산의 거점으로도 기능한다. 현재 구좌 당근을 활용한 착즙 체험과 해녀들과 함께하는 바다 체험, 오름 웰니스 투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기업 차원에서 워케이션으로 방문하는 직장인들은 마을 식당과 숙박시설 등을 통해 주간 기준 1000만원 가량의 소비를 지역에 남기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현대중공업 등 4곳은 매년 수백명 규모로 방문하는 단골 기업들이다.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 전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6 rang@newspim.com

무엇보다 주민 주도의 실험이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질그랭이 센터는 농식품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정책 우수사례'와 행정안전부의 '로컬 브랜딩 우수사례'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유엔 관광청이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빈집을 재활용한 성공담에 그치지 않고, 주민 참여와 정부 지원이 맞물리며 세계가 주목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농촌 재생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양 PD는 "농식품부와 행안부 등에서도 인정을 받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유엔 관광청으로부터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것"이라며 "이 소식을 들은 70대 어르신들이 '평생 보잘것없다고만 생각했던 세화가 전 세계 관심을 받게 됐다'며 자랑스럽다고 하셨다. 농식품부의 사업이 마중물이 돼 세계에까지 인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 '철거'에서 '활용'으로…"민간이 고쳐쓰는 사례 확산할 것"

정부도 농촌 빈집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행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빈집은 13만4000호, 이 가운데 농어촌 빈집은 7만8000호로 집계됐다. 이 중 62%에 해당하는 4만8000호는 리모델링을 통해 활용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8%인 3만호는 철거가 불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약 8000호를 철거해 왔지만, 새 정부는 단순 철거에서 벗어나 활용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민간이 참여하는 귀농귀촌 플랫폼 '그린대로' 빈집 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부동산 플랫폼과 연계해 거래 가능한 빈집을 등록·중개하는 방식으로, 개시 직후 전국에서 70건이 등록됐다. 현재 19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으며, 138명의 지역 공인중개사가 연결돼 빈집 활용을 돕고 있다. 정부는 이런 플랫폼을 통해 귀농·귀촌 희망자와 청년 창업자 등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촌 빈집은행 추진 체계도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5.04.23 plum@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빈집을 주거 공간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워케이션 센터와 마을 도서관,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재생 모델로 개발 중이다. 전남 강진·경북 청도·경남 남해 등에서는 빈집을 활용한 마을 호텔과 공유 오피스, 창업 공간 등의 사업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재원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20%를 분담하고 나머지는 정부·지자체·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방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제도와 예산 지원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타 부처들에도 나눠져 있는 빈집 정비 사업을 전담 부처로서 일원화해 추진하는 한편, 예산 규모를 올해 15억원에서 내년 123억원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농어촌 빈집 정비 특별법' 제정을 연내 추진해 정비 사업 특례와 지원기구 설치, 전국 통합 정보 제공 체계 마련 등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농촌재생 거점마을' 시범 사업이 본격화된다. 전북 김제·고창과 경남 밀양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111개 시·군에 농촌재생 거점마을을 조성해 창업·관광·체류형 프로그램을 확산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농촌 빈집을 단순한 문제 주택이 아니라 지역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송 장관은 "7만8000채에 달하는 농촌 빈집 가운데 철거가 불가피한 곳은 정비하되, 민간이 자발적으로 고쳐 쓰는 사례는 적극 확산해야 한다"며 "제주도의 사례처럼 민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빈집을 재생하는 모습을 널리 알려, 농촌 빈집이 문제 주택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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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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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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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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