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약한 화력·내야진 부진으로 사실상 포스트시즌 좌절
브라이언 스니트커 감독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눈여겨본 선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명문 구단인 애틀랜타 김하성을 품었다.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이적이었지만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존재가 필요했다.
2일(한국시간) 원소속팀 탬파베이에서 웨이버 공시된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을 맺으면서 봉중근 이후 무려 22년 만에 한국 선수로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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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 김하성이 12일 MLB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 3회 1루 송구를 하고 있다. 2025.08.12 psoq1337@newspim.com |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의 강자로 군림해 온 팀이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지구 1위를 차지했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특히 2021년에는 휴스턴을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서는 그 위용이 크게 흔들렸다.
2023년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던 애틀랜타의 타선은 예년과 달리 힘을 잃었다. 간판스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양쪽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외야수 유릭슨 프로파르는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시즌 초반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내야진 문제가 김하성을 영입한 이유를 대변해 준다. 주전 유격수 올란도 아르시아는 공격에서 기대치를 밑돌며 콜로라도로 이적했고, 애틀랜타는 대안으로 오클랜드에서 닉 앨런을 데려왔다. 하지만 앨런은 128경기에서 타율 0.222, OPS(출루율+장타율) 0.534라는 초라한 성적에 머물렀다. 2루수 자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3차례 올스타 선정 이력이 있는 오지 올비스는 올해 138경기에서 타율 0.236, OPS 0.658로 부진하다.
이처럼 공격과 내야 전력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애틀랜타는 현재 62승 76패 승률 0.449로 지구 4위까지 떨어졌다. 지구 선두 필라델피아와의 격차는 12경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11.5경기 차로 뒤져 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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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새크라멘토 로이터=뉴스핌] 손지호 기자 = 탬파베이 김하성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헬스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25.08.14 thswlgh50@newspim.com |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당장 올 시즌보다는 2026시즌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점이다. 부진한 내야진을 강화하고, 향후 전력을 재정비하기 위해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내야수'를 찾은 끝에 골든글러브를 손에 거머쥔 경험이 있는 김하성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지난해 8월 어깨 수술을 받았고, 올해에도 부상에 시달리며 내구성에 의문을 남겼다. 6월엔 재활 도중 햄스트링 파열, 7월 복귀 이후에도 종아리와 허리 통증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달 21일 허리 염증으로 또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건강 관리의 불안 요소를 드러냈다.
몸값도 적지 않다. 2025시즌 연봉은 1300만 달러(약 181억원), 2026년은 1600만 달러(약 223억원)로 책정돼 있다. 게다가 계약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있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구단 내부에서는 부상 이력 등을 고려했을 때 김하성이 직접 옵트아웃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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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탬파베이 김하성이 11일 시애틀과 방문 경기에서 4회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탬파베이] 2025.08.11 zangpabo@newspim.com |
브라이언 스니트커 애틀랜타 감독도 김하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2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좋은 웨이버 영입이다.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눈여겨본 선수였다. 건강할 때는 충분히 뛰어난 선수였다. 이제 직접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어 "어디에 기용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는 기다렸다는 듯 "유격수"라고 짧게 답하며 주전 기용 의지를 강조했다.
샌디에이고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프로파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김하성은 수비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공격에서도 출루 능력이 있다. 우리 라인업에 그런 선수가 더해진 건 큰 전력 보강"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김하성의 애틀랜타 생활은 그의 몸 상태와 팀의 향후 보강 작업에 따라 입지가 달라질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