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 310건, 피해액 1조 2,967억 원
2025년 7월 폭우로 8개 시장 412개 점포 침수 피해
보험·소방시설 등 제도적 사각지대 개선 요구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전통시장의 구조적 안전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의원 김교흥(더불어민주당·인천 서구갑,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강호인 등, 이하 안실련)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통시장 화재·풍수해 대응과 상인 보호를 위한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안전망 확충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의원은 개회 발언에서 "전통시장은 지역 상권과 서민경제의 근간이지만, 화재와 풍수해 앞에서는 가장 취약한 공간"이라며 "시설 개선과 법·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통시장 화재는 총 310건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액만 1조 2,967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명 피해도 20명에 이르렀고, 대형 화재의 경우 수백억 원대 손실이 반복됐다. 또한 지난 7월 기록적 폭우로 8개 전통시장의 412개 점포가 침수 피해를 입으며 풍수해 위험 역시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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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화재·풍수해 대응 정책 세미나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김교흥 의원,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학계·정부·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전통시장 안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안실련 제공] |
고왕열 우송정보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전통시장에 법적으로 의무화된 소방시설은 화재알림설비와 자동화재속보설비 단 두 가지뿐"이라며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자체 점검, 소방훈련 의무도 없어 사실상 책임 있는 관리 체계가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 규모별 맞춤형 소방시설 의무화, 정기점검 제도화, 방화구획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안실련 사무처장은 풍수해 복구 대책과 관련해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률은 소상공인 상가·공장 기준 6.5%에 불과하며, 영업중단 손실 보장은 빠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업손실 보장 특약 도입, 보험료 최대 90% 지원, 상인회 단체계약을 통한 보험 풀(POOL)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하충식 AGI재난과학연구소 소장, 이경재 전주대 교수, 남상욱 서원대 교수, 오윤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실장, 홍장표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장 등이 참여해 제도적 사각지대 개선과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책을 주문했다.
김교흥 의원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전통시장의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전통시장 대책은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생계가 걸린 생존의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