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 신임 회장 취임...오너경영 복귀 가능성 高
지분 50% 확보 분수령...장남과 손 잡을까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청호나이스가 고(故) 정휘동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부인인 이경은 박사를 선택했다. 이로써 청호나이스가 오너 경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이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지분 50%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뜨겁다.
◆ 전 회장 지분만 75%...신임 회장, 최대주주 등극 '초읽기'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호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이경은 박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청호나이스는 고 정휘동 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발전시켜 회사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경은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경영 체제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기원 대표이사가 있지만, 지 대표의 회사 지분은 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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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 정휘동 회장의 지분은 75.10%에 달한다. 상속인은 이경은 회장과 장남 정상훈씨로, 이들이 고 정휘동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물려받는다면 지 대표의 회사 내 영향력은 줄어든다.
더구나 청호나이스는 고 정휘동 회장이 오랜 기간 지배했기 때문에, 오너경영체제에서 탈피하기 쉽지 않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청호그룹은 창업자가 오랫동안 기업을 지배한 회사이기 때문에 유가족의 경영 의지가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렌털업계 관계자도 "청호나이스는 고 정휘동 회장 중심의 오너경영 체제가 워낙 굳건히 유지되던 회사다"며 "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체제를 택했다고는 했지만, 현재 고 정휘동 회장 별세 이후 컨트롤타워가 없다시피 한 위기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는 전문경영인체제보다는 익숙한 방식인 오너경영으로 선회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 이경은 회장 일인 지배냐, 장남과 연대냐...리더쉽 향방은
청호나이스가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번째로 이경은 회장이 청호나이스 지분 50% 이상을 상속 받아 일인 경영체제로 가는 방식이 있다. 다만 이경은 회장의 법정 상속분은 45.06%기 때문에, 장남 정상훈씨의 지분을 일정 4.94% 이상 흡수해야 한다.
조웅규 변호사는 "이런 경우 이경은 회장이 장남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해서 지분 50% 이상을 상속받을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지만, 장남의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로 이경은 회장과 장남 정상훈씨가 법정 상속분대로 고 정휘동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을 택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고 정휘동 회장이 생전 정상훈씨에게 주요 계열사 지분을 증여하거나 경영수업을 시키는 등의 승계 과정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상훈씨가 경영 일선에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경은 회장이 연부연납, 가업상속공제 등을 활용하면서 최대한 많은 지분을 상속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속세가 수백억에 달할 정도로 고 정휘동 회장의 지분이 많긴 하지만 가업상속공제나 연부연납, 지분 담보 대출 등 방법은 여러가지"라며 "이경은 회장이 지분을 최대한 많이 상속받아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