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규 회장 임기 두 달 남짓…업계 쇄신 기대 속 하마평 무성
새 정부 첫 선임, 금융당국과의 정책 조율 능력도 주요 평가 기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관료 출신과 민간 출신 인사 간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가 오는 10월 5일 종료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유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분주하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금융당국과의 정책 협조는 물론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이번 인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여신업계 수장 선임이라는 점에서 정책 소통 역량과 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대응 능력이 두루 요구되고 있다.
◆ 선임 일정 지연 불가피…하마평은 '이미 시작'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2년 10월 제13대 회장으로 선임됐으며 공식 임기는 2025년 10월 5일까지다. 협회장 선임 절차는 회원사 이사회 →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 → 후보 공모 및 면접 → 총회 선출의 절차를 거치며 약 두 달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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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 [사진=여신금융협회] |
하지만 이번에는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 조직개편이 진행 중인 데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금융감독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안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만큼 법률 개정 여부와 맞물려 인선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조직개편 논의로 금융권 주요 인사 선임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며 "여신금융협회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 논의도 아직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장은 이복현 전 원장 퇴임 이후 두 달째 공석이며 한국수출입은행장과 한국산업은행장 자리도 전임 임기 만료 이후 현재 공백 상태다.
그는 이어 "정부조직 개편과 금융위원장 임명이 마무리돼야 인사를 진행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 '관료' 대 '민간' 후보군 경쟁…업계 변화 이끌 인물 필요
그럼에도 업계는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신업계는 카드론 규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손비용 증가, 조달금리 부담, 스테이블코인 등 지급결제 시장 변화 등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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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 CI [CI=여신금융협회] 이은혜 기자= 2022.08.05 chesed71@newspim.com |
현재 유력한 관료 출신 후보로는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 ▲유광열 전 SGI서울보증 사장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금융감독 경험이 풍부하고 정책 조율과 대외 협상 능력 면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민간 부문에서는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 ▲이창권 KB금융 디지털부문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실무 경험과 디지털 전환 대응 능력,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유력 인물로 언급된다. 여신금융산업 구조 변화와 디지털 금융 분야에 정통한 김 교수는 산업정책을 학문적 관점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가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은 정책 조율에 강점을 보이고, 민간 출신은 업계 실정을 반영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현시점에서 협회를 이끌 인물은 외부 협상력과 업계 이해를 겸비한 인물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