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반적인 기능과 임무 수행 여부에 대한 포괄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연준이라는 조직 전체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사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이게 만약 연방항공청(FAA)이었고, 이 정도의 실수가 반복됐다면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되짚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방식으로 점검이 이뤄질지, 누가 주체가 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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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발언은 백악관과 연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데 대해 그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왔다. 특히 약 25억 달러(약 3조 4583억 원)로 늘어난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 공사비가 과하단 논란이 불거지며 행정부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비용 문제를 이유로 임기가 약 10개월 남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20일)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 장관이 시장에 미칠 파장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해임을 만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시장도 대통령의 정책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논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WSJ가 또다시 거짓 보도를 했다"며 "나는 시장에 뭐가 좋고 나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베선트 장관의 조언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부인을 의식해 이번 강경 발언을 내놓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연준은 본래 독립 기관인 만큼, 재무부 장관이 연준 전체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WSJ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며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결국에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의 개보수 예산 문제를 둘러싼 파월 의장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출신의 애나 파울리나 루나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19일 파월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연준 본부 개보수 관련 허위 진술을 했다며 미 법무부에 형사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도 최근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연준은 관세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조장했지만,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었다"며 "지금처럼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연준은 특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거기 있는 박사 학위자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