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국회서 거짓 증언한 혐의...특검 조사서도 부인
특검 "허위성 충분히 확인" 자신감...기각시 수사 지연 불가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채해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구속 갈림길에 놓였다. 채해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출범 20일만에 피의자 신병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첫 시험대에 올랐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모해위증·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해 오후 12시 47분께 마쳤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김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일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이후 첫 피의자 신병 확보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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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모해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5.07.22 ryuchan0925@newspim.com |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피의자(김 전 사령관)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집중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 측에선 이금규 특검보, 이정민 부부장검사, 홍현준 검사가 심사에 참여했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채해병 순직사건 초동 조사를 맡은 박 대령에게 이른바 'VIP 격노'를 전달해 수사 외압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령은 김 전 사령관이 자신을 불러 'VIP 격노설'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나 김 전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 대령의 항명 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 격노를 박 대령에게 전달한 바 없다고 진술했으며, 같은 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박정훈 대령한테 VIP 격노설을 얘기한 적 있나'라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사령관은 최근 두 차례의 특검 소환조사에서도 박 대령에게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전달한 적 없다는 기존 진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은 당시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지난 20일간의 특검 수사를 평가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채해병 특검팀은 출범 직후 'VIP 격노설'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법원이 김 전 사령관의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정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의 구속 여부와 관련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의) 증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라는 점에 대해선 저희 조사를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며 "군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연락의 내용을 종합해볼 때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첫 신병 확보 시도가 실패할 경우 특검 수사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 최소한 수사가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