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서울 전용 84㎡ 평균 분양가 1년 새 2.9억원 상승
전국 평균 분양가도 6.6억원 넘겨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공급과 가격, 대출 규제가 동시에 요동쳤다. 공급은 역대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분양가는 서울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대출까지 묶이면서 실수요자의 청약 진입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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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기준 전국 전용 59㎡ 평균 분양가. [자료=리얼하우스] |
10일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 공급물량은 1만794가구로 전월 대비 5104가구 늘었다. 이는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를 앞두고 전국에서 단지 13곳이 동시 다발적으로 하루 전인 27일에 모집공고를 낸 '막차 청약' 쏠림 현상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6월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목적의 주택 구입과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규제 시행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분양 단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공급 증가에도 올 상반기(1~6월) 전체 민간 아파트 공급 물량은 4만2603가구에 그쳤다. 최근 5년간 반기 평균(9만2067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46.3%)이다.
1분기에는 전국 1만2857가구 중 수도권이 1914가구(15%)일 만큼 수도권 공급 가뭄이 극심했다. 2분기 들어 공급량이 소폭 늘며 4월과 5월, 6월 수도권 비중은 각각 79.5%, 70.5%, 53.5%로 나타났다. 지방 공급 확대가 동반되지 않아 전체적인 청약 기회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전국 '국민평수'(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는 6억6738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7% 올랐다. 서울은 평균 16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6월(14억299만원)보다 2억8701만원(20.4%) 상승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분양가가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서울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약 10억9000만원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사실상 '보유 현금 11억원' 청약시대가 열린 셈이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자금 여건은 극과 극이다. 지난달 경기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7억9419만원, 인천은 6억5423만원으로 현금 필요액은 1억9000만원과 5400만원 수준이다. 서울과 인천 간 현금 부담 격차는 20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소형 면적인 전용 59㎡도 예외는 아니다. 6월 서울 전용 59㎡ 평균 분양가는 12억5587만원으로, 대출 가능한 6억원을 제외한 6억5587만원은 현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대구(7억1370만원)와 대전(6억6391만원) 등 지방 광역시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반면 경기(5억9799만원)와 인천(4억8030만원)은 대출 범위 내에서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분양시장 진입 장벽은 사실상 자산 보유 여부로 결정되는 구조가 됐다"며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광역시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