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한국에 25% 관세 발표…장기 국채 수익률↑
장기물 발행은 동결…단기물 발행 확대 전망
달러화지수 1주래 최고치…엔·유로·위험통화 약세 전환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25% 수입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7일(현지 시각) 미 금융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종료되는 '관세 유예 기간'을 앞두고 압박 강도를 높인 조치로 해석된다.
관세 발표와 맞물려 이번 주 예정된 총 119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전장보다 5.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97%를 기록했으며,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9bp 오른 3.901%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50bp로 약 4bp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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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7.08 koinwon@newspim.com |
◆ 일본·한국에 25% 관세 발표…장기 국채 수익률↑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책의 최종적인 윤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FHN파이낸셜의 윌 콤퍼놀 전략가는 로이터에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기업들로 하여금 감원을 미루고, 신규 고용과 투자 결정을 중단하게 만든다"며 "이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될수록 경제 전반의 마비가 실제적인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다소 후퇴했다. 6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말까지 반영된 기준금리 인하 폭은 기존 66bp에서 50bp로 줄었다. 이는 세 차례 인하 기대가 두 차례로 줄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주 재무부는 3년물(580억 달러), 10년물(390억 달러), 30년물(220억 달러) 국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현 금리 수준에서는 장기물 발행 규모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혀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윌 콤퍼놀 전략가는 "당장의 채권 투자자들에게 있어, 쿠폰물 발행 규모가 변하지 않는다면 재정적자는 별 의미가 없다"며 "이는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이지만, 시장 반응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법안으로 인해 재정적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부채한도를 5조 달러 상향했고, 이에 따라 향후 재무부의 장기물 발행 확대 가능성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재무부가 분기 말까지 현금 잔고를 8500억 달러 수준으로 복원하기 위해 단기물 발행을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 관세 압박 속에 급등…엔화·유로·위험자산 통화 하락
외환시장에서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표는 즉각 반응을 이끌어냈다. 달러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며 달러화지수는 0.52% 오른 97.467을 기록, 1주일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 1.09% 급등해 146.13엔까지 올랐으며, 스위스 프랑 대비 0.38% 상승했다. 달러는 유로 대비로도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는 1.172달러로 0.5% 가량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시장 글로벌 헤드는 "일부 통화는 이미 약세 압력을 받고 있었지만, 트럼프의 관세 발표가 달러 외 통화들을 강하게 눌렀다"고 진단했다.
위험 선호에 민감한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도 나란히 하락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번 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과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EU도 관세 폭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와 연대한 국가에는 추가로 1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HSBC의 폴 맥켈 외환 리서치 총괄은 "정책 불확실성이 4월만큼 크진 않지만, 여전히 달러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