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중앙하이츠 더힐 신평역'
2022년 최초 분양했지만 고분양가 문제로 안 팔려
분양 3년여 만에 공매 선택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부산 사하구의 소규모 공동주택이 미분양을 이유로 대거 공매에 넘겨졌다. 높은 분양가와 가라앉은 주택 업황 등에 발목을 잡히면서 미분양 상태가 길어지자 공매를 통해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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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하이츠 더힐 신평역' 조감도. [자료=아진종합건설] |
5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중앙하이츠 더힐 신평역' 아파트 185가구와 오피스텔 49호실이 통째로 공매 시장에 나왔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4개 동, 61∼84㎡(이하 전용면적) 규모 공동주택 185가구와 28∼54㎡ 규모 오피스텔 49호실로 구성됐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신평역이 도보 거리에 있고 김해공항과 차로 15분 만에 닿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팬트리 등 최근 인기 있는 내부 공간을 반영하지 못한 설계가 단점으로 꼽힌다. 언덕 입지와 함께 부족한 주차공간과 고분양가도 흥행 실패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2년 분양 당시 가격은 ▲61㎡ 3억8740만원 ▲66㎡ 4억2600만원 ▲84㎡ 5억4840만원이었다. 인근 아파트인 '퀸즈타운W사하' 153㎡이 올 2월 2억8700만원(11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금액이다.
최초 분양 당시 전체 가구의 4%(6가구)만 계약되면서 2년 넘도록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했다. 시행사는 분양금의 10퍼센트였던 계약금을 2000만원 정액제로 변경하고, 중도금 전액 무이자 대출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수요가 현저히 부족했다.
1차 공매 가격은 3억9200만~5억7400만원 선으로 설정됐다. 총 5회까지 진행되며, 낙찰자가 없어 유찰될수록 최저입찰가가 낮아지는 구조다. 최저 입찰가가 4억800만원인 61㎡ 매물이 계속 유찰된다고 가정하면 5회차에는 3억600만원까지 빠진다.
부산의 악성 미분양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부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596가구로 전월(2462가구)보다 5.4% 증가했다. 3월부터 세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1000가구대였으나 올해부터 2000가구 선으로 급증했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미분양 문제는 단순한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 문제뿐 아니라 지역 부동산시장을 침체시키고 지역 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위축하므로 물량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