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국방장관 공동성명, 인도의 좌절감 가중시켜"
"SCO는 중국 주도의 협의체, '앙숙' 파키스탄은 중국의 '전천후' 동맹"
"러시아도 중국 눈치, 인도 편 들기 어려워"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내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에 대한 SCO 회원국들과 인도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뒤 인도가 SCO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역내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현지 시간) 더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사설에서 인도가 지난주 SCO 국방장관 회의 뒤 공동성명 채택을 거부한 것을 언급하며 "SCO가 테러리즘 퇴치에 대한 약속과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인도 내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외면 사이에서 큰 간극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SCO의 입장에 대한 델리의 분노는 이해할 만한 것이라며, 인도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위해 다자간 포럼에만 의존할 수 없음을 상기시켰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지난 25~2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SCO 10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했다. 앞서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관련 내용이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테러 우려를 (SCO 국방장관 회의 공동성명에) 반영하기를 원했지만 특정 국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체는 "(공동성명에 카슈미르 파할감 테러는 언급되지 않은 반면)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에서의 무장 활동이 언급된 것이 인도의 좌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며 "SCO의 이번 회의 결과는 인도가 이 협의체를 '다극화 세계를 촉진하는 도구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SCO는 중국 주도의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5개국이 1996년 결성한 '상하이 5개국 회담(상하이 5)'이 전신이며 우즈베키스탄이 2001년 가입하면서 SCO로 출범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2017년 가입했고, 이란이 2023년 합류한 데 이어 벨라루스가 지난해 정회원이 되면서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었다.
매체는 "SCO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고, 중국은 '전천후 동맹'인 파키스탄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는 또한 러시아가 인도에 유리할 수 있도록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 속에서 중국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국에 맞서 인도를 옹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파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보호막은 더욱 강화될 뿐"이라며 "최근 중국이 쿤밍에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관계자와 3자 회의를 가진 것은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예고하는 신호다. 중국은 방글라데시를 포함해 남아시아 전체로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충분한 자원과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매체는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인도는 달라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및 국제 무대에서 파키스탄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착각과 방글라데시와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도가 남아시아의 두 주요 이웃 국가(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와 갈등을 지속한다면 중국이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주변국과의 관계 실패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칭다오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6일(현지 시간)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 회의에 참가한 각국 장관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5.06.27 hongwoori84@newspim.com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