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관행' 내세워 상임위 요구
與 "작년에 원구성 끝나"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구성을 놓고 샅바 싸움을 다시 벌이고 있다. 국회의 법안 수문장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을 담당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를 놓고서다.
야당은 '국회 관행'을 이유로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요구 중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여당이 된 민주당은 두 자리가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수 있는 만큼 쉽사리 넘겨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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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예방, 축하난을 전달하고 있다. 2025.06.17 pangbin@newspim.com |
민주당은 18일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원구성에서 물러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작년에 이미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국회 법사위원장 등 자리를 작년에 원구성이 마무리 된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협상에서 민주당은 현재 공석인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박 수석부대표는 "저희 입장은 이미 22대 국회 1기 지도부가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추가적으로 법사위원장 등에 대해 더 논의할 시기도 아니고 대상도 아니다는 점을 명확히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원구성 협상에 난항이 있을 것 같다는 지적에 "아직 (야당과)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본적 원직은 앞서 말을 했듯이 작년에 협상을 해서 타결된 것이기에 지금은 (협상할) 시기도 대상도 아니"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을 앞세워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 중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22대 국회가 시작되고서 지난 수십년 간 이룩해놓은 국회의 오랜 아름다운 관행들이 굉장히 많이 무너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송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국회 관행은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가지고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 가져가는 지침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입법권 내에서 여야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가져가는 게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예산을 관리하는 예결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가는 관행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심지어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넘기는 대신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빅딜'도 제안했다. 외교통일위원장과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인 김석기·성일종·신성범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협조한다면, 여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희 세 사람이 맡고 있는 상임위워장직을 민주당에 넘길 의향이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21대 국회 말미를 이유로 들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많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당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장이던 시절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 법안 처리가 굉장히 밀렸던 전적이 있지 않느냐"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이 처리될 것 같자 국회 본회의 무산을 위해 갑자기 법사위 전체회의도 무산시킨 적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