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하나 되어 '마늘 수확 대작전'
농민들 "이웃의 손길에 힘이 납니다"
[단양=뉴스핌] 백운학 기자 = 비탈진 밭고랑 사이, 굽은 허리 위로 흐른 것은 땀만이 아니었다.
17일 충북 단양의 시골마을 마늘밭에는 정성스러운 마음과 이웃의 손길, 그리고 농민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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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수확 돕는 자원봉사자들. [사진=단양군] 2025.06.17 baek3413@newspim.com |
"올해도 일손 걱정에 잠 못 이룬 밤이 많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가곡면에서 30년째 마늘 농사를 짓는 박 모(68) 씨는 흙 묻은 장갑을 벗으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의 얼굴엔 피곤함 대신 안도감과 미소가 번졌다.
6월 들어 충북 단양군 곳곳에서는 본격적인 마늘 수확철을 맞아 민·관 합동 일손 돕기가 한창이다.
군청 공직자부터 지역 봉사단체, 귀농·귀촌 주민, 외부 자원봉사자까지 3000여 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고령농과 여성농 등 취약 농가 273곳에는 우선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활기찼다.
네일아트봉사회 회원들은 평소 경로당 봉사로 다져온 따뜻한 손으로 마늘 줄기를 조심스레 잡았다.
"경로당에서 만난 할머니들이 올해는 꼭 와달라고 하셔서 달려왔어요!" 한 회원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적성면 귀농귀촌협의회 소속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주민(42)은 "정착 초기 지역민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야 조금씩 보답하는 것 같아 기쁘다"며 구슬땀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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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근 단양군수가 마늘밭에서 수확을 돕고 있다. [사진=단양군] 2025.06.17 baek3413@newspim.com |
지난 15일엔 용인특례시 청년봉사단 45명이 가곡면 가대2리를 찾아 세 개 농가를 돌며 수확 지원에 나섰다.
도시 청년들의 싱그러운 에너지 덕분인지 현장은 더욱 북적였다.
한 청년 봉사자는 "힘든 줄 알았는데 함께하니 오히려 즐겁고 보람차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수확 시기 동안 읍·면별 실적 점검과 신속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매일 아침마다 각 읍·면 새마을협의회와 생활개선연합회 등이 릴레이 방식으로 밭두렁 사이를 누비며 대규모 일손 지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문근 단양군수 역시 마늘 수확 현장을 찾아 일손을 도우며 농민들과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 군수는 "하나 되어 흘린 땀이 마늘밭에서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며, "앞으로 긴밀한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사람 중심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올해 단양의 밭두렁에는 이웃 사랑과 상생이라는 든든한 비료가 더해지면서 모두 하나가 됐다.
baek34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