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대조로 신원 확인… 장기 미제 실종사건 재조명
[춘천=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경찰청이 약 34년 전 실종된 중증 지적장애인을 가족 유전자 대조를 통해 확인, 가족에게 인계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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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전 헤어진 가족이 DNA검사를 통해 상봉했다.[사진=강원경찰청] 2025.06.16 onemoregive@newspim.com |
실종자 A씨는 1991년 당시 13세로 언어 장애 등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다. 가을 무렵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해지자 가족은 사망한 것으로 여겼다. 지난해 4월 모친이 사망신고를 위해 관할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접수했으나, 행려자 조회와 진료기록, 사회보장 급여 내역 등 추적에도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말 A씨 모친의 유전자를 채취해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데이터베이스 내 동일 연령대 유전자를 분석했고, 지난달 말 A씨가 모친의 친자로 최종 확인됐다.
A씨는 실종 직후인 1991년 충북 제천역 인근에서 발견돼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로 옮겨졌으며 현재까지 해당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 2005년 제천경찰서가 무연고자 DNA 정보를 수집하면서 A씨의 유전자 정보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있었다.
강원경찰청은 관리 중인 장기 미제 실종사건(57건) 가운데 부모 사망 등으로 확인 불가능한 사례(24건)를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에 대해 추가적인 가족 유전자 확보와 비교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업해 한 명이라도 더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장기간 미제로 남아 있던 실종자의 신원이 첨단 과학수사의 힘으로 밝혀진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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