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시대 열어"
"영국은 지금 AI 산업에 '골디락스' 적기… 대규모 투자 확대"
"AI 인프라 확보가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인공지능(AI)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테크위크(London Tech Week)' 기조연설에서 "AI는 컴퓨팅의 장벽을 허무는 '위대한 평등자(the great equalizer)'"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이날 무대에 오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 "역사적으로 컴퓨팅은 어려웠고, 우리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매우 복잡한 컴퓨터를 만들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등장했다. 그 언어는 바로 '휴먼(human)'"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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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크위크에서 발언 중인 젠슨황 엔비디아 CEO, 2025.06.09 koinwon@newspim.com |
대화형 AI 모델은 2022년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2월 오픈AI는 자사 제품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4억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은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과 같은 챗봇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들 시스템은 마치 인간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응답한다. 이는 기존의 AI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이다.
◆ 이제는 AI에게 말만 하면 된다… '좋은 시 써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라"
황 CEO는 엔비디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AI 칩을 설계하는 회사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이 기술이 프로그래밍에도 활용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C++나 파이썬 같은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지만, "모두가 '인간(human)' 언어는 알고 있다"면서 누구나 AI를 이용해 프로그래밍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를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 사람을 프로그래밍하는 방식과 매우 닮았다면서 "AI에게 '당신은 훌륭한 시인이야. 오늘 연설을 주제로 시를 써줘'라고 말하면, 정말 멋진 시를 만들어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 AI는 다시 생각하고, 실제로 더 나은 시를 들고 온다"며 "이게 바로 사람을 가르치는 방식이고, 이제 AI도 그렇게 프로그래밍된다"고 설명했다.
◆ 영국은 지금 AI 산업에 '골디락스' 적기… 대규모 투자 확대"
이날 황 CEO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영국 내 투자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영국은 지금 AI 투자에 있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Goldilocks)' 상황"이라며 영국에 직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AI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딥마인드(DeepMind), 웨이브(Wayve), 신세시아(Synthesia), 일레븐랩스(ElevenLabs) 등 뛰어난 스타트업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단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영국이 독자적으로 보유한 AI 인프라"라고 지적하며, '주권 AI(Sovereign AI)'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AI 인프라 확보가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
앞서 황 CEO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영국의 '주권 AI 포럼'출범과 함께, 최신형 반도체 칩 '블랙웰'을 최소 1만4000개 이상 영국 기업들(엔스케일, 네비우스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AI 강국 도약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올해 1월,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2030년까지 컴퓨팅 역량을 20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