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와 교감하며 힘 받는 스타일...테러 위협에 유세 일정 줄일 듯"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유세는 선거 기간 축제의 장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후보가 유권자의 민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전선이기도 하다.
유세로 돌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제16대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 후보로 출마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명지시장 공터 연설'은 '바보 노무현'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곳이다.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때도 노 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민심을 움직였다. 인천 경선을 앞두고 장인의 좌익 운동 논란에 대해 "아내를 버려야겠느냐"며 연설로 정면돌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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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05.19 pangbin@newspim.com |
20일 뉴스핌이 분석한 역대 대통령 선거 유세 횟수를 보면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22일 동안 총 44회의 유세를 했다. 20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총 79회다. 2배 가까이 유세 일정이 차이가 난다. 촛불혁명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 비해 20대 대선이 좀더 치열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21대 대선에서도 20대 때와 비슷한 흐름이다.
공식 선거운동 9일차 기준으로 이 후보는 현재까지 총 27회의 유세를 한다. 20대 대선 때와 정확히 같은 횟수다.
이 후보는 '현장파'에 가깝다. 실무자들은 이 후보의 하루 평균 현장 유세일정을 3회 이상으로 예상한다. 이 후보 측근 관계자는 "후보의 의지가 강해 유세 일정을 많이 잡고 있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 선대위에 합류한 한 관계자도 "이 후보자가 당원·유권자와 교감을 매우 중요시한다. 체력적으로 지칠만한 상황인데도 전 일정을 소화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후보가 현장에서 힘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당대표 때는 군수 선거까지 본인이 챙겼다. 지난해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이재명 2기 체제'가 출범한 후 처음 열리는 선거였다.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에 패배하면 민주당 지도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총력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당대표로서 선거운동 기간 4번이나 영광군을 찾아 장세일 후보를 지원했다. 탄핵 시국이던 올해 4·2 재보선 전남 담양군수 선거 때도 예정에 없던 일정을 급하게 잡아 담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대선 선대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이 후보가 "본인이 필요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 곧장 잡는 편이다. 20대 대선 때 마지막 유세는 홍대였는데, 당시 마지막까지 뭐라도 해보자는 의지로 1~2시간 전에 일정을 잡았다"고 귀띔했다.
이번에도 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골목골목 경청투어 : 접경벨트'편에서 강원도 일정을 소화하던 중 양구 일정이 추가됐다. 후보의 의지로 급하게 추가된 바람에 취재진은 물론 당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 팀도 이 후보의 동선을 쫓아가지 못했었다.
다만 이 후보의 신변을 위협하는 테러 제보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유세 일정을 줄여갈 계획이다. 전날부터는 유세 현장에 방탄유리막이 등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선거 후반에는 간담회나 사회적 약자를 찾아뵙는 행사를 많이 늘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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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