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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칼날, 美 소비자 먼저 찔렀다…위험 자산도 '위태'

기사입력 : 2025년02월26일 10:17

최종수정 : 2025년02월26일 12:15

미국 소비자 심리 빠르게 후퇴...관세 충격 불안감 날로 고조
인플레·경기둔화 동시 우려에 트럼프 트레이드 '휘청'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칼날이 정작 자국민의 과다 출혈을 야기할 것이라는 불길한 신호가 잇따르면서 관세 정책을 둘러싼 회의론이 시장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12일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나아가 4월부터 상호관세 시행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 달간 유예했던 25% 관세도 3월 4일부터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위협적인 관세 조치를 쏟아내는 사이 미국 안에서는 그 충격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임을 시사하는 경제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의 '아름답고 위대한(?)' 관세 드라마가 한 편의 자해극으로 장르가 바뀔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커졌다. 

관세가 야기하는 물가 압박에 소비 경기가 침울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뉴욕증시와 코인시장 등 위험자산 전반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출혈 신호

25일(현지시간) 콘퍼런스보드(CB)가 공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 하락한 98.3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며, 이로써 CB 소비자신뢰지수는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함께 발표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는 9.3포인트나 급락한 72.9로, 기대지수가 침체 수준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6%로 1월 5.2%보다 높아졌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 목표치인 2%를 크게 뛰어넘었다.

CB 국제지표 부문 수석 경제학자 스테파니 기샤르드는 "소비자들이 향후 비즈니스 상황에 비관적이 되었고, 미래 소득에는 덜 낙관적으로 변했다"면서 "미래 고용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다른 지표들도 급격히 위축된 소비자 심리를 보여준다.

지난 21일 미시간대가 공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5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5%로 지난 1995년 이후 가장 높았다.

그보다 앞선 20일에는 소비 심리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월마트는 실적 발표에서 오는 2026년 1월 마감되는 회계연도의 매출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장기간 이어지는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지난 몇 분기 보여준 강력한 지출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 더 위대해진다? 비용만 가중... 트럼프 행정부에 '경종'

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 조치로 미국인들의 지갑 사정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 중이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분석가는 "이 모든 요소가 모여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의 강점이었던 소비자와 고용 시장의 기반을 의문시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제학자 조셉 폴리타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미국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면서 "가스와 식료품 가격을 올리고, 자동차 제조와 같은 주요 산업을 마비시키는 동시에 미국 수출업자들에 대한 보복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 수석 경제학자 유제니오 알레만은 이러한 수치들이 실제 경기 둔화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관세의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에 경종을 울린다고 지적했다.

맵시그널스 최고투자전략가 알렉 영은 "성장에 대한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모두 있다"면서 "보통은 두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지 않는데 지금은 관세 때문에 두 우려가 모두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 수석 경제학자 제프리 로치는 "소비자들이 관세가 가져올 잠재적 충격에 점점 불안해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입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 수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설문 조사가 소매판매 실제 데이터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앞으로 몇 차례 회의에서도 통화 (동결) 정책 입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A 타겟 매장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험자산 후퇴...트럼프 트레이드 '흔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제 성장 둔화의 징후 속에서 위험 자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25일 종가 기준으로 S&P 500 지수는 트럼프 승리 직전인 11월 5일 이후 약 3.5% 상승한 수준이나, 1월 20일 취임 이후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규제 완화와 감세 시대의 수혜자로 여겨졌던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은 선거 당시 수준보다 하락한 상태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친(親)암호화폐 행보로 후끈 달아올랐던 코인 시장도 분위기가 반전됐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두 달 동안 약 50% 뛰었지만 취임 이후로는 약 20%가량 하락했다. 최근 불안한 박스권 흐름을 보이다가 전날부터는 급락해 9만 달러가 무너졌다.

대선 당시 인기 있던 '트럼프 트레이드' 섹터들도 어려움을 겪는 중으로, 보호무역 정책의 혜택이 기대됐던 산업 및 소재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선거 직후보다 내려왔다.

에너지 섹터 ETF는 트럼프의 화석 연료 생산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선거일 이후 1% 미만 상승에 그쳤고 취임 이후에는 하락했다. 또 금융 섹터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상승분을 유지하고 있으나 2월 들어서는 하락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며, 이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시장 변동성이 지속할 것으로 경고 중이다.

노슬라이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자카랠리 수석투자 책임자(CIO)는 "관세에 대한 논의가 많지만, 우리가 정책이 어떻게 나올지 알 때까지 불확실성은 강세론자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엘리자 윙어는 "최근 시장 혼란은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경제 전망에 최종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불확실한 데서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 자산 배분 책임자이자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이슨 드라호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수"를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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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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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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