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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대신 다이아몬드 넘치는 보츠와나…수자원공사, 기후위기 시대 물관리 비법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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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풍부해도 물 부족 심각한 아프리카 보츠와나
수자원공사, 220억 규모 통합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 수주
수위·강수·수질 실시간 관측…종합상황실서 최적 의사결정
윤석대 사장 "기회의 땅 아프리카…경제협력 마중물 될 것"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보츠와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에 있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이다. 한해 약 85억달러에 달하는 다이아몬드와 구리를 수출하지만, 세계에서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국가기도 하다.

수도 가보로네에는 1964년 완공된 댐이 있으나, 강우량 감소 및 1인당 물 수요 증가에 따라 저수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물 수요가 163%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약 220억원 규모 '통합 물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와 단독 체결했다. 체결식은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이달 14일(현지시각) 이뤄졌다. 

한성용 한국수자원공사 글로벌사업본부장(왼쪽 다섯 번째)과 보노 쿠모타카(Bono Khumotaka) 수자원주택부 차관(왼쪽 네 번쨰)이 현지시각 14일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통합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2025.02.16 sheep@newspim.com

이번 사업 체결로 공사는 보츠와나 수도 인근 림포포강 유역을 중심으로 수위·강수·수질 등을 실시간 원격 감시하는 시스템 및 통합 물관리 상황실을 구축하게 된다. 향후 공사는 3차원 디지털 지도에 물관리 상황을 그려 내는 효율적 의사결정 체계 수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네체 라모가피(Oneetse Ramogapi)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은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물안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초격차 물관리 기술 도입이 물 위기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으로도 국가 물안보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교류 등 수자원공사와 물관리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계약은 기후변화로 물 문제를 가장 극심하게 겪으며 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 최초로 초격차 물관리 기술을 수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리 기업과 동반 진출의 기회로 삼아 기회의 땅으로 조명받고 있는 아프리카 경제협력에도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아프리카, 기후변화로 물부족 '고통'…보츠와나도 물 스트레스 심각

세계 곳곳이 기후위기로 인한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전 세계 대륙 가운데 기후변화 충격에 가장 취약한 곳은 아프리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60년 동안 아프리카의 기온 상승 폭이 세계 평균보다 더 급격하다고 지적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이 40여년만에 기록적인 가뭄을 겪은 2023년, 사하라 사막 남부 사헬지역에는 두 달간 폭우가 이어져 수십 년 만에 큰 홍수가 발생했다.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아프리카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잃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보츠와나의 남쪽 국경에 맞닿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은 2018년 도시 전역 급수를 사실상 전면 차단하는 '데이 제로'(Day Zero) 계획을 발표했다.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한국인의 6분의 1 수준인 50ℓ로 차단하는 강력한 대책도 시행했다.

남아공과 인접한 보츠와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평균 강수량이 400밀리미터(㎜)에 그쳐, 2023년 WRI는 보츠와나를 남아공·오만·사우디 등과 함께 '물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25개국 중 하나로 선정했다.

보츠와나의 연간 지하수 및 댐 생산량은 2억4200만세제곱미터(㎥)인데, 물 수요는 2030년까지 이를 웃도는 2억86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업·광산업·석탄발전 등에 따른 수요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주요 수출 품목인 다이아몬드는 물 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다이아몬드 채굴과 정제 과정에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물관리종합상황실 모습 [사진=한국수자원공사] 2025.02.16 sheep@newspim.com

보츠와나 정부는 수자원 관리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정, 지난 3년간 수자원 개발에 상당한 양의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등 수자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 비용을 공적원조(ODA) 방식이 아닌 100% 국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방식은 이례적이기까지 하다.

◆ 수자원공사, '3대 초격차' 기술지원…보츠와나 디지털 물관리 체계 구축

현지 정부의 강한 물 문제 해결 의지에 수자원공사는 '3대 초격차' 디지털 물관리 기술지원으로 화답했다. 사업 내용은 ▲151개 관측소 설치 ▲수자원정보시스템 및 통합물관리센터 구축 ▲교육과 견학을 통한 인적역량 강화 등으로 이뤄졌다. 

우선 수자원공사는 수도 인근 림포포 유역에 우선 151곳의 수문 관측소를 설치한다. 측정된 강우·수위·수질·지하수 데이터는 위성망을 통해 통합 물관리 센터로 보낸다. 보츠와나 통신환경을 고려해 인공위성 데이터 전송 방안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통합 물관리 센터에서는 수십 대의 모니터를 통해 취득한 수문자료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용수공급량 등 수문정보를 분석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기관에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 수자원공사는 보츠와나 정부가 이 같은 실시간 수자원 감시 및 가뭄상황 모니터링 체계에 기반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8년까지 림포포강 유역의 댐과 상수도 등 종합 수자원 현황을 관측하는 사업은 수자원공사가 그린 그림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 수자원공사는 실시간 관리 시스템을 추후 보츠와나 전국으로 확대, 최종적으로는 '디지털트윈(DT)' 플랫폼 등 초격차 기술을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첨단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현지 인력 대상 물관리 역량 강화 교육도 진행한다.

보츠와나 가보로네댐 [사진=한국수자원공사] 2025.02.15 sheep@newspim.com

디지털트윈은 디지털 세계에 현실을 3차원 지형지도로 그려 낸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트윈 기술이 물관리 분야에 접목될 경우 실시간 기상·수문자료 등 물관리 상황을 디지털로 구현,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댐을 방류하기 전 디지털트윈을 통해 댐 방류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댐 하류 침수되는 지역이 어디인지, 어느 정도 물이 차올라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통합물관리 기술은 수자원공사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기술이다. 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시에도 물관리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5년간 17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사우디 DT 사업은 오는 2월경까지 파일럿 프로그램 개발을 마치고 본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이후 42개월간 플랫폼 운영 및 유지관리, 현지 인력 교육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중동에서 거둔 성과가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 수자원공사, 보츠와나와 탄탄한 신뢰 구축…수자원 개발 파트너 단독 지명

그간 수자원공사가 보츠와나와 쌓아 온 탄탄한 신뢰 관계는 이번 계약의 든든한 발판이 됐다. 수자원공사는 2017년 동부ENG·건화와 국가 수자원관리 마스터플랜 ODA 사업을 진행하고 댐·하천 통합물관리, 상하수도 개선 등 전반적인 수자원개발 및 관리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통합 물관리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먼저 제안받아 보츠와나 유역 실시간 물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도 시행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이 같은 신뢰 관계에 기반, 지난 2023년 12월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과 당시 케펜체 므주반딜레(Kefentse Mzwandile)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 간 면담을 통해 수자원 개발 파트너로 수자원공사를 단독 지명했다. 이에 물관리 시스템 구축 외에도 재생에너지·수질관리·상수도 유수율 제고 등 물관리 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 관계가 합의됐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2023년 세계 물 수요 전망 [자료=한국수자원공사] 2025.02.15 sheep@newspim.com

2000년대 들어 아프리카는 석유·가스·광물자원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신흥시장으로 성장했다. 성장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효율적 수자원 관리 시스템 구축, 노후 인프라 정비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정상들은 한국의 물관리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물 분야 협력을 적극 요청했다. 보츠와나도 지하수 과다 사용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한 조사 사업을 추가 요청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을 신규 해외 수주 사업의 교두보로 삼아 아프리카 등 제3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누산타라에는 285억원 규모 인공지능(AI) 정수장 구축 ODA 사업을 지난 2023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추진, 향후 상수도 인프라 분야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shee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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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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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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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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