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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흰 외국어 아파트 브랜드가 좋아요" 서울시 권고 외면하는 조합·건설사

기사입력 : 2025년01월27일 06:14

최종수정 : 2025년01월27일 06:14

서울시내 43개 민영 아파트 분양물량 42곳 외국어 이름
서울시, 단지명 개입 근거 없고 권고 따라도 줄 수 있는 특전 '전무'
'서반포 써밋'처럼 타지역 이름이나 욕설 들어갈 때만 강제 변경 가능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서울시가 외국어로 된 복잡하고 긴 아파트 이름 대신 부르기 쉽고 알기 쉬운 우리 말로 된 아파트명을 짓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수도권이나 지방 공공택지에 짓는 '제일 풍경채'와 중견건설사 브랜드를 제외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는 여전히 흔히 사용하지 않는 외국어와 펫네임(별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서울시 캠페인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와 아파트 이름에 대해 반려 권한을 갖고 있는 각 자치구는 서울시 권고대로 아파트 이름을 짓더라도 이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없어 건설사나 조합이 서울시 권고를 지켜야할 동력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은 소액이지만 예산만 낭비한 채 잊혀진 사업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27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은 전혀 효과를 얻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핌DB]

서울시의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은 오세훈 시장이 '재등판'한 2022년부터 이뤄졌다. 그해 12월 시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아름답고 부르기 편한 '공동주택 명칭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아파트 이름 짓기 문화를 바꾸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3년 4월에는 재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고 서울시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 결과 2023년 12월에는 서울시와 LH, SH공사 2개 공공기관과 DL이앤씨,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8개 민간 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공동주택 명칭 개선 동참 선언식'을 갖고 건설업계의 동참을 이끌어냈으며 다시 지난해 4월에는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의 매뉴얼격인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까지 발간했다. 서울시는 길라잡이에서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5가지 가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서울에서 청약 절차를 거쳐 분양된 민영 아파트 43개 단지 가운데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로 아파트명을 지은 단지는 총 42개며 팻네임을 사용한 단지는 30개다. 서울시 공급 아파트 가운데 반도건설의 '경희궁 유보라'만 유일한 한글 아파트 이름이었다. 특히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는 8대 대형건설사들은 대부분 팻네임까지 붙은 아파트명을 짓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서 더 두드러진다. 실제 재정비사업에서 팻네임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힐스테이트 등촌역'과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청담르엘', '디에치방배', '경희궁유보라' 5개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서울원 아이파크'의 경우 조합사업이 아닌 까닭에 서울시의 권고대로 아파트 이름을 지은 셈이 됐다. 

서울시의 노력에도 외국어, 팻네임 아파트 이름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기존에 공급된 '보통명사' 형태의 아파트 이름보다 독창적인 '고유명사' 형태의 아파트 이름이 선호되기 때문으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대부분 조합사업을 하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다른 데 없고 특이한 아파트 이름을 선호한다"며 "특이하고 독창적인 이름은 당연히 누구나 다아는 한글이 아니라 외국어일 수밖에 없으며 국내 아파트지만 해외에서도 인지할 수 있도록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밋밋한 이름을 한평생 모은 돈으로 집을 장만한 주민들이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대형사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시작한 '브랜드 네이밍'에서 모두 외국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외국어는 아니지만 한글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신조어다.  

의지와 달리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도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이 정착되지 않는 이유다. 우선 주택사업 심의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라 하더라도 아파트 이름 작명에 관여할 방법은 없다. 아파트 이름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은 사업시행인가권자인 자치구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구청도 아파트 이름에 타지역 명칭이 들어가거나 욕설이 들어가지 않는 한 아파트 이름을 바꾸라고 권고할 권한이 없다. 아파트 이름을 짓는 것은 완전히 건물주인인 조합이나 건설사의 권한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각 아파트 단지명에 대해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으며 각 자치구는 개입할 수는 있다"면서도 "법이나 조례에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 이름에 개입할 때도 타지역 명칭이나 욕설이 들어가지 않은 다음에는 구청도 상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양천구 목동에는 서울지하철5호선 오목교역 부근 신정동에 소재한 단지들이 모두 '목동XX아파트'라는 이름을 짓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양천구는 신정동 소재 아파트에 '목동'이란 지역명을 쓰지 못하도록 한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의 아파트 이름이 '서반포 써밋 더힐'이라고 알려지면서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동작구는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라 아파트 이름 등록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구청이 개입한 적은 없다"면서 "다만 조합이 '서반포'라는 이름이 문제가 되자 스스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결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과의 합의 없이 대안 차원에서 서반포 써밋더힐 이라는 이름이 나온 것인데 갑자기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문제가 됐다"며 "아직 아파트 이름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서반포'라는 명칭을 사용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이름을 외국어를 사용한 긴 문장으로 짓는다해도 제재할 수 없지만 서울시의 권고대로 아파트 이름을 지어도 줄 수 있는 '메리트(특전)'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시 용적률 완화, 충수 완화와 같은 인센티브는 법령에 따라 기부채납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아파트 이름을 서울시 권고대로 바꿨다 해서 줄 수 있는 인센티브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처럼 서울시의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은 개점 휴업 상태에 머물게 될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글 이름을 촌스러워 하는 것은 비난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런 게 시대의 흐름일 수 있다"며 "서울시의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사업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예산만 까먹는 이벤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아파트 이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아파트 이름을 짓는 데 개입할 순 없지만 어렵고 부르기 불편한 아파트 이름을 고쳐나가자는 것은 올바른 방향인 만큼 해당 사업의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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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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