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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두 인류학자가 읽고 쓴 미래...'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기사입력 : 2024년09월19일 12:20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12:20

"SF가 미래에 관한 픽션이라면, 인류학은 미래를 위한 논픽션이다."
인류학의 전통적 주제... 차별, 불평등, 의례, 젠더 등 다뤄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류학과 SF는 낯선 조합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인류학의 영향 아래 SF를 창작한 작가들이 이를 증언한다. 아버지가 인류학자였던 어슐러 K. 르 귄은 어린 시절 다른 문화권의 '타자'들과 함께 머물곤 했던 인류학적 경험이 '선물'이었다고 한다. SF 시리즈 '머더봇 다이어리'의 작가 마샤 웰스는 실제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의 문화를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인류학이 실제 세상의 도시와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류학자들이 쓴 미래 이야기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표지. [사진 = 반비 제공] 2024.09.19 oks34@newspim.com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이런 접점에 착안해 '인류학의 렌즈로 SF 읽고 다시 쓰기'를 시도한 책이다. SF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현실에 잠재된 가능성을 담아내는 장르이다. 인류학은 낯선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당대를 성찰할 수 있게 돕는 분야다. 그럼으로써 SF와 인류학은 당연시해온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며, 세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류학자 정헌목과 황의진은 '어둠의 왼손','시녀 이야기','솔라리스' 등 고전 SF뿐 아니라 김초엽과 배명훈 같은 오늘날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까지 섭렵한다. 두 사람은 열한 편의 SF를 다양한 인류학 논의와 연결 지어 읽으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도 긴밀하게 잇는다. 이처럼 인류학과 SF를 접목한 곳에서 피어난 사유들은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돌이 된다. 정복하고 개척하기 위한 미래가 아닌, 가장 변두리에 귀 기울이며 나와 타자를 세심하게 보살피고 '우리'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미래 말이다.

이 책은 당대의 주요한 인류학 논의를 포괄하는 잘 쓰인 입문서이기도 하다. 인류학의 전통적 주제인 차별과 불평등, 의례, 젠더 등을 비롯해 최근 주목받는 생식·출산 연구와 생태·환경이라는 주제까지 다룬다. 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마거릿 미드, 피에르 클라스트르 등 인류학의 고전을 쓴 학자뿐만 아니라 인류세 논의가 활발해지며 주목받고 있는 도나 해러웨이, 애나 칭 같은 학자까지도 두루 다룬다.

여기에 더해 '가상 민족지'라는 독특한 글쓰기는 독자들을 '인류학자점'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보도록 이끈다. 민족지는 인류학자가 자신이 연구할 문화권에 직접 머물며 그들의 삶과 문화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황의진은 SF 속 세계가 실재한다고 가정하며 인류학 민족지의 관점과 형식으로 그 세계와 인물들을 기록한다. 단순히 인류학 논의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학자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인류학자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직접 체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반비. 값 1만8천원.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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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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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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