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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업 공간을 둘러싼 부동산 갈등 : 지속가능한 지식산업센터를 위하여

기사입력 : 2024년09월02일 18:06

최종수정 : 2024년09월02일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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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인하대학교 소상공인 경제생태계연구센터 연구교수)

최근 산업 공간을 둘러싼 이슈로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잉에 따른 높은 공실률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인 2023년 12월 지식산업센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부동산 PF') 사업의 위기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 이후 부동산 PF 리스크와 건설 경기의 침체가 가시화되기도 하였다. 과연 지식산업센터와 부동산 투자 시장의 이슈는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문제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정혜윤 인하대 소상공인 경제생태계연구센터 연구교수

도시 속 영세한 제조업 기업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에서 지금의 '지식산업센터'까지

지식산업센터란, 동일 건축물에 제조업, 지식산업(연구개발, 기술서비스) 및 정보통신산업(IT)을 영위하는 자와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 집합 건축물을 의미한다(「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법')」 제2조 제13호). 지식산업센터는 지상 3층 이상의 집합 건축물이어야 하며 해당 건물에 6개 이상의 공장(또는 사업장)이 입주하여야 하는 등의 일정한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서울 중심의 본격적인 수도권 개발로 인해 공장용지가 부족해지면서 이를 확충하고 도시 속 산재된 영세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공간을 집적화하기 위해 조성된 '아파트형 공장'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하여 1980년대 말 주안시범공단(인천)을 시작으로 도시 내 영세 제조업 기업의 생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조성된 '아파트형 공장'은 2000년대 이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증가하였으며, 2010년 이후에는 수도권 중심의 IT기업,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심 최적의 산업입지 공간으로 부상하였다(유현아 외, 2021). 이에 따라 2010년 「산업집적법」 개정을 통해 '아파트형 공장'에서 지금의 '지식산업센터'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① : 부동산 투자 대상이 된 지식산업센터

2024년 7월 기준으로 완공되었거나 건립될 예정인 지식산업센터는 1,534개이며, 그중 약 77.2%(1,184개)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입지하고 있다(한국산업단지공단, 2024). 또한, 민간 기업이 건립한 지식산업센터는 전체의 약 91.7%(1,407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도권 내에 민간이 공급하는 지식산업센터가 다수 건립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현재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 내 500㎡ 이상의 공장이나 제조시설을 설치하는 행위가 제한되지만, 지식산업센터는 이에 대한 예외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식산업센터는 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가 적고 취득세 등 각종 세금 혜택이 지원될 뿐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지식산업센터의 공급량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가 부재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2020년 주택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수도권의 민간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가 집중되었다. 그 결과 점차 지식산업센터의 매매가는 급증하였고 실제 입주 수요자인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입주 공간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였다(조선일보, 2021). 또한, 2023년 12월 대규모 지식산업센터 부동산 PF 사업을 추진해 온 태영건설이 자금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 경기의 침체와 함께 지식산업센터의 과잉 투자와 공급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산업 공간을 공급하는 민간의 부동산 투자 활동은 실수요자인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임대공간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동산 투자 시장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매매가가 상승하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거나 실수요자들이 입주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여 지식산업센터의 적정 수급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대구산단 활성화구역 조감도 <사진=국토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② : 노후 산업단지 재생과 구조 고도화와 젠트리피케이션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국산업단지현황통계(2024년 1분기)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산업단지는 전국 1,312개가 지정되어 있으며, 산업단지에서는 약 233만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이 중 착공 후 20년 이상이 경과한 산업단지는 483개로, 전체 산업단지의 36.0%가 노후산업단지로 분류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국가와 지역 제조업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산업단지는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기반시설이 노후화되어 있고 제조공장 중심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어서 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시설 및 복지시설이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각 지역의 노후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에서 근로하는 것을 젊은 청년들이 기피하면서 지역 기업들이 구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 재생과 구조 고도화 사업에서 지식산업센터는 산업단지의 노후화된 경관과 시설을 개선하고 부족한 근로자 지원시설 등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노후산업단지에 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되면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칠까? 아쉽게도 기존 노후산업단지에는 영세한 임차 제조업 기업들이 기존 필지와 공장을 분할하여 소규모 공간에 입주하는 경향이 다수 나타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산업단지의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단지에 새로운 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되면 기존 입주하고 있던 영세 임차기업들은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또한, 해당 산업단지 내에 보금자리를 얻지 못하면 그들은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노후산업단지의 일부 임차기업들은 산업단지 재생과 구조 고도화를 반대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업단지와 입주 기업인 제조업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식산업센터의 도입에 있어서 기존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생산공간을 함께 보전할 수 있는 포용적인 재생과 구조 고도화 방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지식산업센터를 위한 몇 가지 과제들

지식산업센터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산업 공간으로 부상할 것임과 동시에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 될 확률이 높다. 그 과정에서 지식산업센터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자는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식산업센터 범부처 통합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지식산업센터의 수급을 예측·조정하는 관리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또한,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한 부동산 PF 사업 승인 요건을 강화하는 등 광의적 차원의 장기적인 수급관리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실수요 입주 보호와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지식산업센터 통합정보시스템(가칭)'을 구축하고, 정기적인 입주기업 실태 조사를 통해 지역별 입주기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여 실수요 입주 보호 및 부동산 투기 방지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상생형·포용형 산업단지 재생 및 구조 고도화를 위한 지식산업센터 공급 방안으로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공급을 확대하고,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는 자가 개발이익 재투자를 통해 일부 공간을 기존 산업단지 입주기업 대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도입하여 산업단지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 시점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적 공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요한 기능과 역할은 계속 변화하기 마련이나, 그 기저에는 변하지 않는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중소기업과 영세 소공인들을 위해 조성된 산업 공간인 지식산업센터가 더 이상 부동산 자산이라는 가치로 인해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하며 국가와 지역을 견인하는 굳건한 경제활동의 거점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혜윤 교수는 = '노후산업단지의 도시산업 집적지 형성에 관한 연구–서울온수산업단지를 사례로–'로 강원대학교에서 경제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소상공인 경제생태계연구센터의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산업단지와 산업입지, 지역산업 및 소상공인 정책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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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테더 '5700원·1600원' 제각각 거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대표적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가격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크게 널뛰었다. 한때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1600원에서 5700원까지 오가며 심한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달러와 1:1 연동돼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정적인 자산이 된 셈이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쯤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테더 가격이 1655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급락했고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에 수요가 몰린 여파다. 빗썸에서 거래된 테더 시세창. [사진= 빗썸 갈무리] 테더는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때 달러/원 환율은 1436원이었지만 김치프리미엄이 10% 이상 붙으면서 테더 가격이 환율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거래소 간 가상자산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오르는 이상 급등 현상도 발생했다. 달러/원 환율을 상회한 것은 물론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거래 가격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빗썸의 경우 렌딩(코인 대여) 서비스 청산 과정에서 이 같은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빗썸의 렌딩서비스는 대여한 메이저 자산의 시세가 급등락해 자동상환 레벨에 도달하면 모두 시장가로 매도되는 구조다. 이후 확보된 원화로 대여했던 가상자산을 시장가로 매수해 상환하게 된다. 청산 과정에서 시장가 매수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테더 가격을 계속 밀어 올렸다는 관측이다. 테더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빗썸에서 테더를 대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청산 사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빗썸은 상환 매매 발생 시 시세 왜곡 상태를 방지하는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하고 후속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달러 등 실물자산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혀왔다. 테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달러 자산의 저장 및 거래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게 평가됐다. 그런데 이번 변동성 장세에서 국내 거래소의 테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안전성'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더(USDT) 는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다른 코인 가격이 변하더라도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테더 수요가 높은 국내 하락장에는 1달러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청산을 막기 위해 추가 테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국내시장에서 테더를 포함한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공급 대비 수요가 순간적으로 크게 앞서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해 이날 기준 빗썸 내 대여금액 1위 종목은 테더로 대여 금액은 933억원이 달한다. 이는 2위인 비트코인 대여금액(218억원)의 4배 수준이다. 코인 대여 서비스 상위 자산인만큼 변동성 위기 시 청산 위험도 높게 평가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급등락이 발생할 때 국내 거래소에서 해당 가격변동이 100% 반영되지 않아 김치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여기에는 테더도 포함된다"며 "이번 폭락 사태의 경우 국내 거래소의 원화 거래가격이 폭락을 전부 반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김치프리미엄이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 2025-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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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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